한국 경제 고비 넘었나…증권가 올 성장률 전망 ‘好好’
한국 경제 고비 넘었나…증권가 올 성장률 전망 ‘好好’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1.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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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2.9%, 신한금투 2.7%…정부 목표 2.6% 상회

한국 경제에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시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증권회사들이 정부 목표치보다 더 높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6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전망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7%를 예상했다.

이는 정부의 전망치 2.6%보다 높은 것이다.

정부의 전망치는 ‘정책 의지’를 포함한 사실상의 목표치인데, 민간의 전망이 이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유진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2.5%를 제시했다.

이들의 전망치는 기존 수치를 유지한 것이라고 하지만, 기관마다 성장률 예상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2%대 초반 성장도 힘들 거라는 관측이 많았던 연초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분위기 전환의 계기는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지난해 성장률이었다.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예측이 나올 정도로 시장 전망은 어두웠지만 전기대비 0.4%, 전년동기대비 2.3% 성장해 연간으로도 2.7% 성장률을 기록한 것.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건설투자 등 대부분 항목이 둔화됐지만 설비투자 급증, 수출의 성장기여도 개선, 재고투자 확대 덕분이다.

선성인 신한금투 연구원은 “‘최순실-박근혜 사태’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일각에서 4분기 중 역성장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다행히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재고의 성장률 기여도가 마이너스(-0.3%포인트)로 돌아서, 과잉재고 압박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영란법이 소비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망도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이다.

선 연구원은 “탄핵정국과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에도 내수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대외 수요 개선에 힘입은 수출 회복이 경기 하단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반기에는 차기 정부가 확정된 가운데, 내수 반등 및 수출 개선 등이 맞물리면서 성장률 개선이 예상된다”며 “올해 2.7%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차질과 금리인상이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5일 “우리 경제의 성장과 발전은 불확실성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충분한 대외건전성과 재정 여력 등 위기를 극복할 힘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신아일보] 윤광원·강태현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