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 숨기고 감기약으로 만들고… 마약사범 25% 급증
항문에 숨기고 감기약으로 만들고… 마약사범 25% 급증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1.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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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합동수사반, 작년 마약사범 1824명 적발
추적 피하려 비트코인 사용하는 등 수법 진화해
▲ 마약사범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주사기 (자료사진=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전년대비 25%나 급증한 1800여명에 달했다.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하는가 하면 항문에 숨겨 밀수입을 하는 등 수법도 각양각색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이 편성한 '검·경 마약수사 합동수사반'은 지난 한 해 동안 1824명의 마약사범을 인지해 31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적발된 1452명보다 25.6% 증가한 수치다. 구속자 역시 전년도 284명보다 10.2% 늘었다.

합동수사반은 이번 단속을 통해 필로폰 3.62㎏, 대마 1.17㎏, 엑스터시 102정, LSD(환각제) 331정 등을 압수했다.

단속 결과 다양한 마약류사범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필로폰 28.2g, 4-메톡시암페타민 45.3g 등 합계 73.5g을 비닐랩으로 포장해 항문에 숨겨 대만에서 비행기로 입국한 밀수사범을 구속기소했다.

이 밀수사범은 X-ray 검색 결과 항문과 직장에서 주먹크기의 물질이 발견됐지만 자연배출을 거부했다. 결국 검찰은 병원의 협조로 마취 후 2회의 시술 끝에 필로폰을 압수했다.

필로폰 제조 원료물질이 들어있는 감기약을 대량 구입해 필로폰을 만들어 판매하고, 이를 투약한 마약사범 4명도 11월 구속됐다.

특히 이들이 만든 필로폰은 인터넷을 통해 200g 정도가 판매됐는데, 이는 67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멕시코산 마약을 이삿짐처럼 속여 국내에 들여오려다 적발된 일당도 있다.

이들은 해외 이삿짐은 부피가 커 정밀검사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 2만2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시가 22억 원어치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경찰은 2015년 8월부터 1년간 인터넷 암시장으로 불리는 '딥웹'에 마약광고글을 보고 비트코인으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마약사범 70명을 인지하고 5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밖에 합동수사반은 채팅앱을 통해 여성과 필로톤을 투약하고 성폭행을 시도하려 한 마약사범, 필로폰을 밀거래한 북한이탈주민과 조선족, 필로폰을 투약한 화물운전자, 택시기사, 대리운전기사 등을 적발했다.

합동수사반은 올해부터 마약류 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인터넷 상의 마약류 거래를 사전에 차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부터 도입되는 '인터넷 마약류 범죄 모니터링 시스템' 운용과 모니터링 전담 수사관 증원 등을 통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SNS를 이용한 마약류 거래의 사전 차단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