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장 결정된 시중은행… 국책은행은 '노심초사'
차기 수장 결정된 시중은행… 국책은행은 '노심초사'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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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한달 남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하마평 뚝 끊겨
▲ 수출입은행 이덕훈 은행장. (사진=수출입은행)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차기 수장 선임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가운데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행장의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도 후임 인선에 대한 하마평은 뚝 끊겼다.

이는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의 수장 선임 과정에서 무수한 인사가 하마평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20일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했으며, 우리은행은 이광구 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으로 은행장이 정해진다. 이로 인해 줄곧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행장 자리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무수한 잡음이 발생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로 공공기관 인사가 정체되면서 차기 행장과 관련한 하마평이 뚝 끊기는 등 수출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다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단행한 은행장 인사에서 '부정청탁' 의혹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 커지고 있는 조기대선 가능성도 수출입은행장 인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상반기 조기 대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황 대행이 수출입은행장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차기 행장을 선임할 경우, 새로 선임된 행장이 '시한부 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차기 정권이 언제 구성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국책은행장 자리를 욕심 내겠냐"며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업 부실화의 책임론 중심에 있다는 것 또한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수출입은행장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홍영표 수석부행장의 대리체재 또는 내부발탁 인사가 유력해진다. 내부 출신 행장이 선임되면 지난 1976년 수출입은행 설립 이래 첫 내부 출신 은행장이 나오게 된다.

한편, 이 행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수출입은행장 인사와 관련해 "내부 승진이든 정부일을 하시던 분이 오든 최고의 전문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