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못넘은 박원순, 결국 불출마… "서울시정 전념"
대세론 못넘은 박원순, 결국 불출마… "서울시정 전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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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 관계 없어… 정권교체 모든 노력"
지지율 정체 부담·민주당 경선룰 논란 영향 미친듯

▲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지지율 답보로 고심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의 중도 하차로 야권의 대선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비록 후보로서의 길을 접지만 앞으로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출마 결정 배경에 대해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기대, 그리고 저의 역할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것"이라며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민주당의 일방적 대선룰 확정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대선 경선 불참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급기야 당적을 국민의당으로 옮긴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날 한 매체가 박 시장이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간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박 시장은 이를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면서 "정권교체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저는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저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전국의 모든 지지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2011년 보선으로 서울시장에 취임한 박 시장은 재선을 거쳐 최장수 시장 기록을 세우고 자연스레 늘 대권 후보로 거론됐다.

박 시장은 탄핵 정국에 본격 들어서기 전까지는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늘 시대의 부름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해 대선을 염두에 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이 3%대에 머물며 정체하자 이에 대한 부담이 불출마 선언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인의 부인하긴 했지만 민주당의 경선룰에 대한 반발로도 해석된다.

 박 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당을 향해 촛불경선을 통해 야권이 공동으로 경선을 치르는 '야권공동경선'을 주장하며, 당내 경선룰 협상에도 불참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강력정책위원회는 완전국민경선, 결선투표제, 모바일투표를 포함하는 방식의 대선후보 경선룰을 확정했다. 이후 박 시장은 곧바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완전국민경선을 뼈대로 하는 경선 규칙을 의결했으며, 이날 예비후보 신청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a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