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유라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55·여) 전 이화여대 총장을 18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불려나온 최 전 총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 전 총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를 부당하게 합격시키고 재학 중에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앞서 교육부 감사에서는 남궁곤(56·구속) 당시 입학처장이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지침을 주고 정씨가 금메달을 면접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게 허가하는 등 특혜를 준 정황이 드러났다.
또 정씨는 이대 재학 중 8개 과목의 수업에 출석한 자료 또는 출석 대체 자료가 없음에도 출석을 인정받는 등 학점 특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을 상대로 정씨 특별 관리 지시 여부와 특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또 특검은 정씨가 받은 특혜가 최순실씨와 최 전 총장 사이의 거래인지 혹은 청와대나 정부 고위 관리의 지시·외압의 결과인지도 살펴본다.
아울러 이대는 정씨 입학을 전후로 정부가 지원한 재정사업에 대거 선정됐으며 특검은 이런 선정 배경이 특혜의 대가인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씨 특혜 의혹에 대해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하지만 최 전 총장은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최씨와 만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친분·교류가 아닌 학부모와의 면담일 뿐이란 입장이다.
입학과 학사관리는 단과대학별로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검은 정씨 특혜와 관련해 지난달 이화여대 총장실과 최 전 총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거주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상당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최 전 총장이 최순실씨와 수십 차례 통화하며 교류한 정황과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총장 조사는 정유라 특혜 의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최 전 총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최씨의 측근인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부터 “김경숙 전 학장에게 정씨의 이대 지원 계획을 알리며 잘 챙겨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
특검은 정유라 특혜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 전 입학처장, 류철균(52·구속)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등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
이대 관련 수사는 덴마크 현지에 구금된 정씨의 귀국 또는 범죄인 인도 청구에 따른 강제 송환 이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