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로 상가·업무용 등 수익형 큰 폭↑
1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부동산 증여건수는 총 26만947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06년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동산 과열 시기이던 2006년의 증여 건수인 19만2361건과 비교하면 10년새 40%(7만7111건)가 늘었다. 또한 2012년(19만8403건) 이후 4년 연속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거래가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여는 더욱 늘었다.
지난해 주택·토지·상가 등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304만9503건으로 2015년(314만513건)보다 2.9% 줄었다. 반면 증여건수는 지난 2015년의 25만1323건에 대비 7.2% 늘었다.
증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토지로 건축물 부속 토지를 제외한 순수 토지의 증여는 2015(16만4774건) 보다 4.93% 증가한 17만2904건이었다. 이는 전체 증여 건수의 64%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년 대비 증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상가·업무용 건물 등 비주거용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의 상가·건물 등의 증여는 총 1만5611건으로 2015년(1만3400건) 보다 16.5% 늘었다.
저금리 장기화 추세로 매달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의 증여는 8만957건으로 2015년 대비 10.7% 늘었다. 토지 증여의 84%(14만5397건)가 지방에서 발생했다면 주택 증여는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많았다. 경기도(1만7541건), 서울(1만3489건), 인천(3545건)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증여 건수가 3만4575건으로 전체 주택 증여의 4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지방에서 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인 곳이 부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던 것과 달리 수도권은 서울·신도시 등지의 주택가격이 강세를 유지하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서둘렀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지역의 전체 부동산 증여 건수는 강남구(2060건)와 송파구(1770건), 서초구(1495건) 등 강남 3구가 순서대로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주택 증여는 송파구(1311건)와 강남구(1164건), 마포구(1136건) 순이었다.
송파구와 강남구는 재건축이, 마포구는 재개발이 활발한 지역인만큼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대상 아파트 가격 강세를 보이며 증여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임진영 기자 imyou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