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경제실패, 컨트롤타워가 문제다
박근혜 정부 경제실패, 컨트롤타워가 문제다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1.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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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유약’…최경환 ‘무능·무지·태만’…유일호는 ‘무소신’
▲ 박근혜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인 역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모두 문제가 많았다. 사진은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전경.(사진=신아일보DB)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실상 ‘대실패’로 마무리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들이 ‘역대 최악’ 수준이다.

경제사령탑인 역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컨트롤타워’들이 모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첫 경제수장이었던 현오석 전 부총리는 너무 ‘유약’한 게 문제였다.

힘이 없다보니 정치권 ‘실세’들인 최경환 의원, 이한구 전 의원 등이 끊임없이 흔들어댔다. 이들이 부총리 자리에 욕심을 가진 게 원인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부처에선 부총리 주재 회의에 차관들만 보내기 일쑤였다.

정치권에서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계속 놀려대자, 현오석은 예고 없이 기자실로 내려와 “그 분들 안경을 닦아드려야 할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오석의 원군이던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후반에는 그를 포기했다.

다음 부총리인 최경환은 ‘실세 중 실세’였다. 다른 경제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국무총리실, 보건복지부 등 사회부처에도 고위직과 산하 기관들에 기재부 인물을 마음대로 보냈다. 당연히 기재부 내에선 인기 최고였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경제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면서 큰 소리를 쳤지만, 그가 키를 잡은 한국 경제는 아예 길을 잃어버렸다.

그의 ‘무능·무지’와 ‘태만’ 때문이다.

취임 초 중산층을 살려야 한다면서 기업 내부 유보금에 과세하고 배당소득증대세제를 도입할 때만 해도 신선해 보였지만, 곧 밑천이 드러났다.

최경환은 추가경정예산을 풀고 한국은행에 금리인하를 압박, 재정과 통화 동시 확대정책을 폈지만, 경제 살리기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빚내서 집사라”는 식으로 부동산 규제완화 카드를 쓰다 보니, 돈은 부동산시장으로만 몰려 아파트 공급 과잉과 우리 경제의 ‘암 덩어리’인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정책의 순서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구조개혁’을 먼저 하고 나서 돈을 풀었어야 하는데 반대로 하니, 풀린 돈이 갈 곳은 부동산과 부실기업 밖에 없다는 것.

여기서 구조개혁이란 박근혜 정부가 앵무새처럼 강조했던 ‘4대 개혁’이 아니라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가계·기업부채 축소, 그리고 신 성장 동력 창출이다. 그 전에 돈을 풀면 기업들은 새 먹거리가 없으니 투자를 안 하고, ‘좀비기업’들이 은행 돈을 먹어치우고, 부동산 거품만 커진다.

이 정도 판단력도 최경환에겐 없었다.

따지고 보면 최경환은 ‘경제전문가’가 아니다. 그의 경제 경력은 옛 기획예산처에서 ‘초짜’ 사무관으로 몇 년 근무한 것과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2년 반이 전부다.

이명박(MB) 정부에서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낸 것은 ‘친 박’ 몫으로 자리 하나 내 준 정치적 결정이고, 그가 재임시 한 일은 MB정부의 원전 수출과 자원외교를 주도하다가 큰 손실을 낸 것뿐이다.

그나마 열심히 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는 태만했다.

취임 초기 빼고 그가 내놓은 정책이 뭐가 있는지 기억하는 경제전문가는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는 근무처인 정부세종청사보다는 국회와 지역구를 챙기는 데만 골몰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경제수장인 유일호 현 부총리는 무소신, 무비전으로 비판받았다.

그는 취임식에서 ‘순둥이’란 별명을 의식한 듯 “백병전 불사”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친정부 유력 보수신문 사설에서 ”이런 인사로 과연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는 치욕적인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의 ‘무색무취’함 때문이다.

유일호는 이미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 장관이 됐다가 242일 만에 물러난 전력이 있다. 박근혜 정부 ‘최단’ 경제부처 장관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어있다. 그래서인지 ‘존재감 부족’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취임 후 불과 10개월 만에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박 대통령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차기 부총리로 지명한 것.

그런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대상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와 임종룡 모두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고, 실질적인 경제 수장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그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요즘 존재감이 더해졌다. 그의 부활이 한국 경제에도 전화위복이 되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