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미달 잇따라 건설사들 일정 '숨고르기'
11.3부동산대책의 여파가 새해 분양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번 주 전국서 개관하는 견본주택은 단 1곳에 불과하고 신규 청약 단지도 5곳에 그칠 예정이다. 설 명절 비수기까지 앞둔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청약 미달이 잇따르자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1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에서 견본주택이 개관하는 단지는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에 들어가는 단지도 수도권에서는 KCC건설이 서울 중구 신당동에 176가구(일반분양 물량 104가구 포함) '신당KCC스위첸' 1곳 뿐이다.
지방에서도 신규 청약 단지는 △충남 공주시 '공주월송(영구임대A-3 B/L)' 120가구 △예산군 '예산실리안' 174가구 △경북 경주시 '경주안강지역주택조합아파트' 207가구(일반분양 101가구) △다인 로얄팰리스 범일(오피스텔) 352가구 등 4곳에 불과해 전국적으로 5개 단지 1029가구 규모의 청약 접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매주 평균적으로 10여 개 단지에서 견본주택 개관과 청약이 이루어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11.3부동산대책의 여파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 일부, 부산, 세종 등 부동산 과열 지역에 대해 분양권 전매 금지와 청약 요건을 강화하면서 주택 시장의 투기 수요가 빠지자 청약 경쟁률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마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초 대우건설이 경기 시흥시 대야동 일대에 공급한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는 청약 결과 전체 1865가구 중 218가구가 미달됐다. 같은 달 말 대림산업의 자회사 삼호가 경기도 의정부 가능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 녹양역'도 총 41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순위까지 청약자가 모집 가구의 절반 수준인 214명에 그쳤다.
새해 들어서도 청약 시장 한파는 여전하다. 새해 들어 처음 열린 지난 주 주택 시장 청약 마감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99·100블록에 공급한 '동탄2 아이파크'는 모든 주택형에서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동탄2신도시에서 11.3대책 전 마지막으로 공급됐던 우미건설의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가 평균 7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되는 청약성적이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던 주택 시장 침체가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서고 있는 모양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공급된 신규 물량들이 많았던 데다가 정부 시책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과 1월이 전통적으로 주택 시장 비수기인 점,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아직 새해 들어 첫 신규 분양 단지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새해 첫 달부터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시장 침체 때문에 상당수 건설사가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다음 달은 돼야 주요 건설사들의 첫 분양 사업 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임진영 기자 imyou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