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SK하이닉스, 72단 낸드로 '왕좌'에 도전장
[초점] SK하이닉스, 72단 낸드로 '왕좌'에 도전장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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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증설·기술력 투자… "시장경쟁력 끌어올릴 것"
▲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SK하이닉스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력 향상을 앞세운 SK하이닉스가 3D 낸드플래시 '왕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는 3D 낸드플래시(3D 낸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공장에 전용 기지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장쑤성의 우시 공장에도 1조원을 들여 클린룸을 확장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2D 낸드보다 더 많은 셀을 저장할 수 있는 3D 낸드는 스마트기기, 사물인터넷(IoT)이 발전할수록 더 주목받는 분야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면서 IT 투자가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며 “관련 수요가 예상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반도체 수요 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은 2011년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합병된 이후 강해졌다. 3D 낸드에 주목한 최태원 회장이 이에 집중 투자하며 SK하이닉스를 그룹 주요 기업으로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3D 낸드를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생산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세곳뿐이다. 서버용 반도체 분야에서 디램과 낸드플래시를 동시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함께 구성할 수 있는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D램에 의존해왔던 SK하이닉스는 3D 낸드 후발주자로 지난해 11월부터 48단 낸드를 생산, 이보다 앞서 양산 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보다 기술력이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64단 낸드를 탑재한 SSD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하자 SK하이닉스는 72단 낸드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 중 72단 낸드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경기도 이천에서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것. 이 승부수가 적중한다면 오히려 한발 앞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64단·72단 낸드 모두 제품에 장착해야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지금 우열을 단정할 수 없지만 72단 낸드가 개발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반도체를 개발·양산한다면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적층(積層) 경쟁은 기술력과 더불어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양에 있다. 동일한 면적에서 단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메모리를 담을 수 있다. 3D 낸드는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 스토리지로 사용되는 만큼 이 과정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수요가 언제 어떻게 변동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된다.

이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 재고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포착하지 못한 것처럼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SK증권 김영우 연구원 역시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경우 확장하거나 증축한 공장이 완벽히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