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올해 목표 생존, 아파트 못 지을 수도"
중견건설사 "올해 목표 생존, 아파트 못 지을 수도"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1.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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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입주물량' 등 온 갖 악재 쏟아져
취약한 재무구조로 급격한 경기 위축 '위험'
▲ 경기도 하남시의 아파트 건설현장.(사진=신아일보DB)

"올해 계획이요? 아파트는 한 채도 못 지을 수도 있습니다. 올해는 내부적으로도 생존이 목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의 말이다. 주택시장에 몰아닥친 한파가 매섭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1·3부동산대책과 대출규제, 금리인상 압력 등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들은 올해 고려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악재와 맞닥드렸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하는 입주물량이 주택시장의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의 '2017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공급은 전년 대비 10~20% 줄고, 입주예정 물량은 11%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5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공급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입주로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다수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물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공급 규모가 작은 건설사에선 아예 주택에 손을 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흘러나온다.

A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무엇보다 입주물량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라며 "미분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입주를 시키지 못하면 고스란히 건설사 손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동안 과열된 시장을 잡기 위해 정부 정책 마저 규제로 선회하면서 주택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B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함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인위적으로 흘러가는 정책"이라며 "부양책으로 경기를 띄우다가 일순간 발을 묶어버리니 당장 올해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중견건설사들은 정책 변화와 함께 생존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 역시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냉각은 중견건설사들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이다가 갑작스럽게 위축될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견건설사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 조선업의 대대적 구조조정에 이어 건설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심심찮게 제기 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