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거야' 주도권 잡기 공조 첫발… 집권여당 사면초가
'슈퍼 거야' 주도권 잡기 공조 첫발… 집권여당 사면초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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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석 야권 공조시 개헌선 넘겨… 국회선화법도 무력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오른쪽)와 개혁보수신당(가칭)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분열 사태에 따라 '거야'(巨野)로 부상한 야권이 주도권 행사에 나서는 모양새다.

야권은 28일 원내수석부대표들간 만남을 시작으로 이르면 29일 4야당의 원내대표들이 만나 본격 공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다른 야당 원내대표들을 예방하면서 공조에 첫발을 뗐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가칭), 정의당 등 네 야당의 의석수를 고려했을 때 각 상임위에서 '패스트 트랙'으로 법안으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야권이 협치한다면 2월 임시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야당과 보수신당이 어느 정도까지 개혁입법에 공감대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내 힘겨우기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들의 협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에 대해서는 기존 새누리당이 반대했던 만큼, 보수신당 내부에서 의견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재벌개혁법 역시 민주당·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의 눈높이가 다를 수 있다. 특조위 활동연장 법안 등에 대해서도 야당간 이견이 나올 수 있다.

그래도 당장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친박 원내지도부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화마저 거부하는데다 신당 역시 보수 선명성 경쟁을 벌이며 친정인 새누리당에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되면 현 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을 담은 정책의 추진은 3야(野)에 막힐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회는 원내교섭단체를 기준으로 원내 제1당 민주당(121석), 제2당 새누리당(99석), 제3당 국민의당(38석), 제4당 개혁보수신당(30석) 등 4당체제가 됐다. 여기에 야권 성향 정의당(6석), 무소속(6석)이 더 있는 상태다.

의석수로 보면 새누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권이 201석을 차지해 '슈퍼 거야(巨野)'가 됐다.

원내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단독처리가 불가능하도록 설계된 일명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으로 '여소야대' 상황에서 맞서왔지만 이제는 99석만으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힘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쟁점 법안 처리 가능선은 물론 개헌선(200석)도 넘어섰다.

야권의 '공조모드'도 새누리당 입장에선 난처할 수밖에 없다.

분당 이전 이미 야3당은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를 '친박 지도부'로 규정하고 향후 여야 협상은 없다고 버텨왔다.

여기에 29일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 직후 야4당 원내대표가 만나 본격적으로 입법과제를 조율하게 된다면 새누리당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