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보수신당 상견례… "친정 못 잊나?" vs "선의의 경쟁"
새누리-보수신당 상견례… "친정 못 잊나?" vs "선의의 경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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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 연출했지만 '미묘한 신경전'… 주호영, 비례대표 출당 요구

▲ 28일 오전 국회 본청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왼쪽)가 대표실을 방문한 개혁보수신당(가칭) 주호영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원내지도부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각각 여당과 야당 자격으로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전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전날 분당을 선언한 뒤 하루 만에 얼굴을 맞댄 양당 원내지도부는 손을 맞잡으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지만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주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참 후에나 친정을 생각할 줄 알았더니 단 하루만에 친정이 그리워서 찾아왔다"며 "제가 알기로는 한달 후에나 찾아오는 게 관례인데 단 하루만에 찾아오는 게 역시 친정을 못잊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정에 의해 새롭게 당이 만들어지는 순간에 있지만 우리가 언젠가는 보수 대통합의 물결 속에서 같이 만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개인적 소망이 있다"며 "신당과 호흡을 맞출 것은 맞추고 조정할 것은 조정해서 국정이 올바르게 가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언론에서는 야당이 201석이 돼서 초거대 야당이 됐다고 하지만 그런 권력적인 측면보다는 우리가 국정에 공동 책임을 지는 의식을 강하게 가져야한다"며 "신당과 저희가 호흡을 맞출 것은 맞추고 조정할 건 조정해서 국정이 올바르게 가도록 하자"고 전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같이 수년 간 당을 하다가 헤어지고 뵙게 되니 참 착잡하다는 표현 밖에 달리 표현이 없다"며 "중대한 시기에 서로 당을 따로 해야하는 아픔도 생각하면 착잡한 심정"이라며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한국정치가 삼류라는 아주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정치인의 도덕성과 책임감때문"이라며 "저희는 새 당을 만들면서 책임감과 도덕성 문제를 어느 가치보다 더 앞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명 의원이 나가서 새누리당 의석 수가 줄어들어 섭섭함이 있겠지만 경쟁이 전체를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을 발전시키고 보수정당이 같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선의의 경쟁이 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살림을 갈라서 나오는데 여러가지 정리할 게 많으니 새누리당에 요청하게 도움을 받아야 할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는 탈당 결의에 동참한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등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그는 정 원내대표를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현아 의원 뿐만 아니라 신당에 올 생각이 있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활동할 수 있게 해줘야하는 게 아니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처럼 말씀하셨다"며 "다만 혼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비대위원회가 구성되면 같이 논의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