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선’ 30년 만에 사라지나
‘겨울 대선’ 30년 만에 사라지나
  • 이원환·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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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 구도로 치러질 듯… ‘최저득표 대통령’ 탄생 관측도 나와

1987년 12월 이후 30년 만에 ‘겨울 대선’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으로 기록됐다.

국회가 이날 가결된 탄핵소추의견서를 청와대에 송달하면서 박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됐다.

여기에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됨과 동시에 60일 안에 차기 대선이 치러진다.

따라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관측대로라면 헌재의 심리가 내년 3월까지 마무리되면 내년 5월 전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만약 헌재가 심리 기한인 6개월을 채워도 8월에 대선이 실시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12월에 치러지던 겨울 대선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박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고 예년처럼 12월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거공학 측면에서 현 정국의 흐름으로 볼 때는 조기대선이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아무래도 후보 단일화 등을 위한 시간이 부족해 여러 후보가 출마할 수 있다.

일단 야권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각각 1명의 대선 후보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에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굳힌 상태다.

보수 진영 역시 복잡하기는 매 한가지다. 개혁보수신당(가칭)에 참여할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해 창당할 경우 보수 진영은 사상 처음으로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된다.

보수신당은 비록 야권 후보들에 견줘 지지율은 낮지만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나름대로 대권 주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총장도 있다. 반 총장은 문 전 대표와 함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권이다.

여권에선 반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더라도 당장 특정 정당에 몸담기보다는 외곽에 머무르면서 판세를 읽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내에서도 중도파와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해체 수준’의 재창당을 이룬 후 반 총장을 영입해 후보로 내세울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만약 이 예측대로 간다면 대선 후보는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와 안 전 대표, 보수신당 후보와 반 총장이 경쟁하는 4자 구도가 만들어진다.

내년 대선이 4자 구도로 형성되면 박 대통령이 유일하게 기록한 50% 이상 득표율은 물론 40% 안팎의 득표율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과 같은 50% 이상 당선인 모델보다는 ‘1노(盧) 3김(金)’ 4자 대결 선거 때 노태우 후보가 36.64%로 당선됐던 87년 대선 득표율 모형에 가까워 최저 득표율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역대 대선처럼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후보 간 연대나 단일화가 극적으로 이뤄져 진보·보수 진영의 양자 대결로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념적 대립이 극명해진 상황에서 양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뜻밖의 압도적 득표율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이원환·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