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文, 개헌 카드 들고 대선구도 흔들기
非文, 개헌 카드 들고 대선구도 흔들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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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패권’·‘제3지대’ 꿈틀… 손학규-김종인 지난주 만찬
반기문 귀국·與분당도 변수… 제3지대 형태는 ‘동상이몽’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려는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개헌을 매개로 대선구도 흔들기에 나섰다.

4∼5월 조기 대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분당 가능성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초 입국 등의 변수가 이 같은 정계개편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대선주자 중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개헌론에 가장 적극적이다.

손 전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주권개혁회의’를 구성할 것을 밝혔다.

이날 손 전대표는 개헌을 고리로 한 여야 정치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하고 개헌론을 기치로 내세웠다.

같은 당 김종인 전 대표도 꾸준히 개헌론을 내세우고 있다.

손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지난주 만찬을 갖고 개헌의 조속한 추진 필요성에 대해 재차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일부에서도 개헌론이 나오고 있다.

개헌론자인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개헌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시간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개헌을 고리로 한 안철수-손학규 연대론에 대해 “개헌은 우리 사회가 21세기로 나아가야 방향과 노선에 대한 것이어서 그런 연대는 대단히 환영할 만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개헌은 필요하다. 논의는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헌에 우호적인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탈당할 경우 정계개편은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박계도 개헌을 명분삼아 정치적 재기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해 대권의지를 밝힐 경우 개헌을 명분 삼아 제3지대에서 둥지를 틀며 정계개편을 노릴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

김종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현재 양태를 보면 정당으로서 존속 가능성이 회의적인 상황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반 총장이 입국하면 세력판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분간 개헌 논의는 손 전 대표를 주축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가 개헌론에 동의하는 유력 정치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개헌의 동력에 불씨를 지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非) 패권지대’의 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개헌론을 고리로 한 연대에 함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의장 측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구조개혁을 위해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세력이 폭넓은 연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의 파괴력을 점치기는 어렵다.

개헌론자와 국민의당 등은 제3지대의 확대에는 필요성을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 대해선 궤를 달리한다.

국민의당 내 개헌론이 비등하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당장에 개헌보다는 민생경제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대선으로 공약해 다음 정권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도 하나의 구성원 자격으로 참여하는 ‘비패권지대’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 전 대표와는 다른 구도다.

새누리당 비주류와 국민의당 간의 연대설도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연일 강도 높게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부겸 의원도 일단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