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박·비박 전면전 돌입… 세력 결집 중
새누리 친박·비박 전면전 돌입… 세력 결집 중
  • 이원환 기자
  • 승인 2016.12.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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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친박 수뇌부 솎아내기… 친박, ‘탄핵 기각’ 가능성 기대

▲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형성된 전장에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전면전에 돌입했다.사진은 이날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위)와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전면전에 들어갔다.

비박계는 친박계 수뇌부를 겨냥해 강성 친박과 온건 성향을 분리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12일 회의 직후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등 8명의 친박계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명했다.

‘친박 패권주의’에 앞장서 당을 망쳤으며, 당의 재건에 앞서 이들을 제거하는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상시국위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오는 20일 박 대통령에 대해 ‘제명’이나 ‘탈당 권유’ 징계를 확정할 경우 이들도 박 대통령과 함께 당을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계도 대규모로 세력을 규합했다.

친박계는 전날 밤 의원 50명이 참여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구성했다.

보수연합 측은 “오는 13일 정식으로 발족하는 모임에 현재까지 55명이 참석 의사를 밝혔으며,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포함해 13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박계 중 탄핵을 주도해 온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저격에 나섰다.

친박계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만들더라도 교섭단체(20명) 구성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은 이대로 물러날 경우 재기할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계에는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탄핵이 기각돼 박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할 때까지 친박계가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제3자 뇌물죄만 성립되지 않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며 “헌재에서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다시 살아난다”고 말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두고 교전할 가능성이 크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사의를 밝혔으며, 이정현 대표는 오는 21일 사퇴를 공언했다.

정 원내대표나 이주영 의원 등 당내 중립지대에서 친박·비박계의 완충을 시도하는 의원들도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에서 “당내 모든 구성원은 당의 분열을 초래하는 일체의 행태를 즉각 중단해 달라”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신아일보] 이원환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