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속 안정된 금융시장…美 기준금리 인상이 변수
탄핵안 가결 속 안정된 금융시장…美 기준금리 인상이 변수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6.12.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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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 결과에 역외 금융시장도 큰 충격 없이 마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이를 예상했던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시장은 탄핵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이슈를 큰 충격 없이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핵안 표결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의 장 마감(오후 3시 30분) 이후에 드러났기 때문에 9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따라서 가장 먼저 탄핵의 파장이 반영되는 곳은 장 마감 이후 계속된 역외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먼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현지시간으로 9일 달러당 1,174.15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0.9% 올랐지만 국내 정치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5.32엔으로 1.12% 올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 10년물 외평채금리는 2.63%를 기록해 0.06% 상승했다.

한국의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3bp(0.43%)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지표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만큼, 12일 개장하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파장은 크지 않으리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탄핵만큼이나 중요한 대외 이슈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긴장감 속에 주시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3∼14일 열리는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는 시장에 선반영돼 있으나,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리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내년 3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가 짙어지면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이 올 수 있다.

그간 금융시장에서는 탄핵 부결·연준의 매파적 신호가 이어지는 상황이 '최악의 경우의 수'라며, 이 경우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리라고 관측해 왔다.

일단 첫 고비인 탄핵이 가결됨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연준의 스탠스에 따라 '차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인상과 함께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중요한 변수의 불확실성이 대부분 걷히는 셈이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융시장에는 탄핵의 영향도 있지만 FOMC의 중요성이 더 크다"며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므로 일단 금융시장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