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 표결 D-1… 어떤 결과라도 혼돈 불가피
朴대통령 탄핵 표결 D-1… 어떤 결과라도 혼돈 불가피
  • 이원환 기자
  • 승인 2016.12.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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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결시 즉각퇴진·권한대행 체제 논란 불붙을 듯
부결시 국회 해산 대격랑속 선거정국 전환 전망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청와대 정문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8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여야 지형 대혼돈이 전망되고 있다.

9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심리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최장 6개월이 걸릴 수 있어 당분간 국정 혼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여야는 물론 당내 권력 투쟁은 더욱 격화될 수 밖에 없어 탄핵 이후가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현재로써는 찬성이 200명을 넘어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각종 여론 조사상에 나타난 흐름으로도 탄핵 찬성이 압도적이다.

더불어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 무소속(7석)을 합치면 172석이 사실상 확보된 상태고, 여기에 여당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의 집단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헌재가 권고 규정을 지킨다는 가정하에 심리에 들어가면 최장 6개월이 소요되고, 탄핵 결정이 나면 60일 이내 대선이 열려 사상 초유의 '여름 대선'이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탄핵 후 국정을 안정시키면서도 효과적으로 다음 정권을 준비해나갈 수 있는 '로드맵'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의 즉각퇴진 여부부터 권한대행 체제 논란까지 로드맵 구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즉각퇴진론은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나야만 탄핵정국에서 벗어나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이는 최종 결정권을 가진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주장으로 비칠 우려도 있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생각이 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야권 내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즉각 퇴진 요구를 이어나가야 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경우 당장 여야간 공방에 불이 붙고 있다. 야권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세지만, 여당은 국정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위헌적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새 총리를 지명할 수 있는 지를 놓고 법적 논란이 있지만 새로운 거국내각 총리를 추천한다고 해도 추천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야권 내에서는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체제를 수용할지 여부마저 논쟁거리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국회 정문 앞에 한 시민사회단체가 내건 '탄핵 박근혜 퇴진' 깃발이 바람이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여기에 여당은 여당대로 투쟁이 격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주류는 탄핵을 주도한 비주류의 축출을, 비주류는 현재까지 탈당 대신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강성 친박계의 인적청산을 예고한 상태다.

이외에 새누리당 비주류와 제3지대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개헌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보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론의 흐름과 달리 비박계가 '탄핵안 부결'로 기울 경우엔, 일단 광장 민심이 '국회 해산'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고스란히 여야 의원들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8일 부결 시 전원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결 후 4월 퇴진으로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결정했을 땐 조기 대선으로 이어져 보수와 진보의 50:50 진영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어쨌든 정권 교체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대선 정국도 더욱 빨리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탄핵 표결 하루 전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이날 오전까지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았고, 참모들과 조용히 정국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이원환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