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5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적으로 19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집결했다.
현재까지 열린 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
당초 촛불집회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최순실 게이트'를 향한 피로누적과 궂은 날씨에 5차 촛불집회에는 결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만 150만명(주최측 추산)이 집결했고,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촛불에 언 손을 녹였다.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2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10대부터 70대 이상 노인들까지 거리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로 빼곡했다.
시민들은 대통령의 향한 분노가 극에 달했음을 촛불로 보여줬다.
하야하지 않으면 싸움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이날도 물리적 충돌없이 차분하게 평화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청와대는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태의 발단은 '최순실'이었지만, 박 대통령이 모든 의혹의 몸통이었음이 검찰 수사결과로 드러나자 현재 오롯이 '대통령'만 남게됐다.
이날 무대에는 예정에 없던 가수 양희은씨도 올라와 공연을 하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시민들은 양희은 씨의 노래 '상록수'가 흘러나오고 마지막 부분의 '끝내 이기리라' 가사가 광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자 모두 함께 따라부르며 호응했다.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끝내 이기겠다'는 가사가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주최 측은 함께하지 못한 전국의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전국 동시 '1분 소등'을 준비했다며 "어둠은 진실을 이길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화문에 모인 모든 시민들이 촛불과 핸드폰 불빛을 끄면서 광화문광장의 촛불이 일제히 암흑으로 물들었다. 1분 후에는 시민들이 동시에 촛불을 켜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 전에 없는 장관이 연출됐다.
시민들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로운 5차례의 대규모 촛불집회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청와대 안 대통령에게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