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물씬, 창원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
가을 정취 물씬, 창원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6.11.17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가을낭만 콘서트
▲ 사진은 경남 창원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

가을이 되면 누구나 입속에서 읊조리는 가을 애송시, 프랑스 시인 ‘레미 드 구르몽’의 시 ‘낙엽’중 일부이다.

소설가 이효석은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에서 “낙엽을 태우면 커피 볶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다.

경남 창원 용지로 도심 속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이 만추(晩秋)의 거리로 변하면서 사람들을 추억속의 잊혀진 정거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을 이룬 도심을 걷다보면 어느새 사색과 낭만에 젖어든다. 그리고 그 길에 내려앉은 낙엽 밟는 소리에 교과서에 실렸던 시 한 수를 반추하는 여유를 가지며 진한 원두커피 향을 그리워한다.

의창구 용지동 일대에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취하고, 가을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젊음과 예술이 어우러져 데이트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가로수길’,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단풍거리’, 그리고 ‘용지(호수)공원’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가로수 길은 용호로, 외동반림로, 용지로를 끼고 총3.3㎞ 구간에 걸쳐 조성돼 있다.

도로 양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란 메타세쿼이어 나무 630여 그루가 사계절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지금은 초록 옷을 벗고 황금빛 가을 옷으로 갈아입으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람들은 가로수길 중 경상남도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부터 창원남산교회까지의 길을 가장 많이 찾는다.

서울 신사동 카페거리 부럽지 않은 다양하면서도 이색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그리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원(용지어울림동산 및 창원시자연학습장) 등이 잘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산책하기도 좋고, 커피 한 잔 즐기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갤러리에 들러 누리는 문화예술의 향기는 이 길을 찾는 모든 이에게 주는 덤이다.

이곳에서 오는 19일 ‘시와 음악’을 주제로 ‘가을 낭만 콘서트’를 개최한다. 무대는 길 중간지점인 경남도민의 집 입구 잔디공원에 마련된다. ‘낭만 콘서트’는 오후 5시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나도! 복면가왕 프리콘서트, 명사가 들려주는 자작시 낭송에 이어 신효범ㆍ박강성ㆍ소리새ㆍ둘다섯ㆍ유심초 등 한국 대표 낭만가객 공연이 펼쳐진다.

본 무대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광역시 승격 기원 소망 등, 소망트리 리본달기, 창원광역시 오행시 이벤트, 국화꽃 향기와 함께 창원출신 문인 거리 시화전, 제4회 용지 어울한마당 축제 등이 열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창원시는 메타세쿼이어 가로수 길을 관광명소로 지정하고 이색적인 관광블록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사계절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생음악 어쿠스틱 공연과 함께 한 여름밤 쏟아지는 별빛과 겨울밤 눈처럼 내리는 아름다운 빛 거리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낙엽 태우는 매캐한 냄새와 진한 커피향이 그리운 사람은 늦기 전에 메타세쿼이어 가로수 길을 찾아오시라”며 “트렌치코트 깃을 올리고 누구나 시인이 돼 낭만의 거리를 걸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창원/박민언 기자 mu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