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택, 美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韓 타격 입나?
현정택, 美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韓 타격 입나?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6.11.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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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가능… 한국, 정책적 노력 필요”
“내년 세계경제 어려워… 韓 잠재성장률 3% 내외”
“韓 경제 가장 큰 위협은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행”

▲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미국에 급격한 금리인상이 일어날 수 있어 한국 경제가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0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을 풀어냈다.

현 원장은 12월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미국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독립적으로 정하는 만큼 시장 예상대로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제했다.

이어 “클린턴에 비해 트럼프 당선 이후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급작스러울 수 있는데 이 경우 신흥국에 큰 영향을 주게 되고 다시 신흥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도 충격을 줄 것”라고 예측했다.

다만 현 원장은 표를 얻기 위한 대선 과정에서의 발언과 당선 이후의 실제 행보는 달라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보다는 앞으로의 발언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때처럼 들쑥날쑥한 발언을 할 경우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미 FTA가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앞으로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한미 FTA 문제를 내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현 원장은 한미 FTA 시행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알리고 인식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또다른 대외 변수 중 하나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내년 3월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언제 결판이 날지 모른다”며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현 원장은 내년 세계경제가 올해보다 많이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경제도 기본 체력인 잠재성장률 자체가 3% 내외로 떨어져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현 원장은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경제정책이 전문성과 연속성, 일관성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 해법으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의 시기를 맞춰야 하며, 개헌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현 원장은 한국경제에 닥쳐올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는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 37% 감축방안을 확정해 파리 총회에 제출했는데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경제구조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 원장은 “산업 구조조정을 하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가 넘어가도 이산화탄소 감축은 커녕 증가율을 0%로 만들기도 어렵다”면서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위기에 처한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문제와 별개로 경제부총리 인사는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