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오너일가 3명 중 1명 ‘주식담보’ 잡혀
30대그룹 오너일가 3명 중 1명 ‘주식담보’ 잡혀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10.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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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두산·CJ 순 주식담보금액 많아… 현대차·현대중 등 8개 그룹은 ‘0’

국내 30대 그룹 오너 일가 3명 중 한명은 대출 등을 위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30대 그룹 오너 일가 363명의 주식 담보 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9월말 기준 전체의 30.3%인 110명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10명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총 가치는 6조4173억원으로 전체 보유 주식가치(67조8616억원)의 9.5%에 해당한다.

담보 제공 주식의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9.1%)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이들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층의 비중이 56명(50.9%)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담보 제공 주식 비중의 증가는 증여를 받거나 가업 승계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의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효성으로 4명의 오너 일가가 1조3668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효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총 주식가치(1조7958억원)의 76.1%에 달한다.

주식 담보 금액 2위는 두산그룹으로 총 8677억원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으며 주식 담보 제공자는 15명이다.

세 번째로 주식담보 금액이 많은 그룹은 CJ그룹으로 주식 담보 금액 8370억원이었다.

이어 LG(7402억원), SK(6938억원), GS(5985억원), 한화(5335억원), 롯데(1980억원), 한진(1693억원), OCI(1660억원) 순으로 주식 담보 제공액이 많았다.

작년 조사에 비해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현대그룹이었다.

현대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해 10월말에는 보유한 총 주식가치 2073억원 중 100억원을 담보로 제공해 담보 비중이 4.8%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2.8%로 38.0%포인트나 높아졌다.

해운업 업황 악화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너 일가가 대출을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담보 제공 비중이 6.1%에서 54.4%로 48.3%포인트나 상승했다.

담보 비중 증가율 2위는 한진그룹이었다. 작년 10월말 17.8%였던 주식 담보 비중이 올해는 54.0%로 36.3%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해 주식 담보 제공액이 전혀 없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올해는 보유 주식 가치 2206억원 중 52.7%에 해당하는 1163억원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이어 △효성그룹(7.1%포인트↑) △롯데그룹(4.8%포인트↑) △LG그룹(1.9%포인트↑) △SK그룹(1.4%포인트↑) △영풍그룹(0.7%포인트↑) △KCC그룹(0.6%포인트↑) △LS그룹(0.6%포인트↑) △두산그룹(0.2%포인트↑) 순으로 주식 담보 제공 비율이 상승했다.

반면 1년 전보다 주식 담보 제공 비율이 하락한 곳은 6개 그룹이었다.

금호아시아나가 27.7%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CJ(7.7%포인트↓), 한화(3.1%포인트↓), GS(1.1%포인트↓), OCI(1.0%포인트↓), 삼성(0.1%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개인별 주식 담보 제공액이 가장 큰 오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8370억원이나 됐다.

한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현대백화점, 미래에셋, 하림, 금호아시아나 등 8개 그룹은 담보로 제공된 오너 일가 주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