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박 지도부, 노골적인 '반기문 띄우기'
새누리 친박 지도부, 노골적인 '반기문 띄우기'
  • 이원한 기자
  • 승인 2016.09.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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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서 30여분간 발언에도 제지 없어… "모든 국민이 환영할 일"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가 내년 1월 귀국 의사를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노골적인 '띄우기'에 나섰다.

취임 이후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 발언을 사실상 '금지'했던 이정현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회의를 주재하면서 "추석민심을 전해달라"며 이례적으로 '허용' 방침을 세웠다.

이에 상당수 최고위원이 반 총장의 귀국 계획 발언과 함께 '반기문 띄우기' 발언을 30여분간 이어갔지만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났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0년간 노고를 위로하고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우리나라 미래세대를 위해 써달라는 인사를 했다"며 "10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금의환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과 같은 충청권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과 북핵문제 해결 방안, 기후변화협약 인준 등 대한민국 세계적 위상에 걸맞는 분담금 책임 문제 등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며 "반 총장은 북핵문제 해결, 국제분쟁 조정 등으로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도 전했다.

친박계 핵심 조원진 최고위원은 나아가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에 온다는 것은 여당으로서는 환영할 일이고 모든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고 본다"고 반 총장 띄우기에 힘을 보탰다.

조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들어와서 국내정치에 대한 부분들도 관심을 갖고 봤으면 한다는 생각도 있다"고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같은 친박계인 이장우 최고위원은 "정치권이 심기일전해서 현재 국가적으로 봉착해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고 이게 잘 마무리된 다음에 반 총장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도지사,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도외시하고 벌써부터 대권 운운하는 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권 도전 의사를 노골화 하고 있는 여야 자치단체장들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최고위원들 중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구세주가 되는 양 너무 치켜올리면 우리 정치사에 부끄러운 점이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반기문 띄우기'에 반발했다.

그는 "반 총장과 같이 그런 훌륭한 분들이 와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 보탬이 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다들 공평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반 총장의 경선 참여를 압박했다.

[신아일보] 이원한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