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의원 막말에 성주군민·구미시민 ‘부글부글’
백승주 의원 막말에 성주군민·구미시민 ‘부글부글’
  • 신석균·이승호 기자
  • 승인 2016.07.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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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배치 ‘노블레스 오블리주’… 금오산에 배치해야” 주장
▲ 성주 사드배치 간담회에 참석해 주민대표 질의에 답변하는 백승주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부가 지난 26일 경북 성주를 찾아 정부와 대화 창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백승주 국회의원(구미갑)이  “사드배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백 의원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경북 구미 금오산(976m)에 배치할 수 있다고도 말해 구미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성주군민들은 이날 성주군청에서 2시간 반가량 진행된 지역주민 간담회때 경북도당위원장 자격으로 동행한 백승주 의원이 지난 20일 대정부질의때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백 의원은 박 대통령의 선산이 있는 성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현 정부가 대통령의 선산, 일가 친척들이 있는 지역에, 또 절대적 지지가 있는 지역에 사드 배치를 건의하고 결정한 것 자체가 고뇌에 찬 용단이자 결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박 대통령을 치켜세웠었다.

한 군민은 백 의원의 당시 발언을 소개한 뒤 “지금도 그렇냐”고 물었고, 이에 백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군민은 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는 아냐”고 재차 따졌고, 백 의원은 “그렇다. 설명해 드릴까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영국 여왕이다. 그는 여왕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2차 세계대전 운전병으로, 자동차 수리공으로 일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군민은 “선영과 일가친척의 머리 위에 사드를 배치하는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니라 패륜”이라고 질타했고, 백 의원은 “야당 의원이 박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한 고향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 게 배신의 정치라고 한 게 서운하게 들렸다”고 반박했다.

또 마이크를 넘겨받은 다른 군민은 “구미시에 사드를 배치해도 그렇게 말하겠느냐”고 따졌고, 백 의원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백 의원의 발언이 수위가 높아지자  배석한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옷자락을 잡아당겨 앉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구미경실련은 백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27일 성명서를 내고  “사드를 구미에 배치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백 의원은 과연 구미시민 대표가 맞느냐”라고 비판했다.

구미경실련은 또 “생명권과 재산권 박탈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진 성주 주민들에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말싸움을 할 수 있나. 이런 능력의 사람에게 국비를 많이 가져올 것으로 믿고 찍은 구미시민들도 각성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구미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어 “백 의원은 구미 사드 수용 발언을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백 의원은 국방부 차관 출신의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의 지역구인 구미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신아일보] 신석균·이승호 기자 sgseok@shinailbo.co.krlsh603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