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부가 지난 26일 경북 성주를 찾아 정부와 대화 창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백승주 국회의원(구미갑)이 “사드배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백 의원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경북 구미 금오산(976m)에 배치할 수 있다고도 말해 구미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성주군민들은 이날 성주군청에서 2시간 반가량 진행된 지역주민 간담회때 경북도당위원장 자격으로 동행한 백승주 의원이 지난 20일 대정부질의때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백 의원은 박 대통령의 선산이 있는 성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현 정부가 대통령의 선산, 일가 친척들이 있는 지역에, 또 절대적 지지가 있는 지역에 사드 배치를 건의하고 결정한 것 자체가 고뇌에 찬 용단이자 결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박 대통령을 치켜세웠었다.
한 군민은 백 의원의 당시 발언을 소개한 뒤 “지금도 그렇냐”고 물었고, 이에 백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군민은 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는 아냐”고 재차 따졌고, 백 의원은 “그렇다. 설명해 드릴까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영국 여왕이다. 그는 여왕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2차 세계대전 운전병으로, 자동차 수리공으로 일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군민은 “선영과 일가친척의 머리 위에 사드를 배치하는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니라 패륜”이라고 질타했고, 백 의원은 “야당 의원이 박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한 고향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 게 배신의 정치라고 한 게 서운하게 들렸다”고 반박했다.
또 마이크를 넘겨받은 다른 군민은 “구미시에 사드를 배치해도 그렇게 말하겠느냐”고 따졌고, 백 의원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백 의원의 발언이 수위가 높아지자 배석한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옷자락을 잡아당겨 앉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구미경실련은 백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27일 성명서를 내고 “사드를 구미에 배치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백 의원은 과연 구미시민 대표가 맞느냐”라고 비판했다.
구미경실련은 또 “생명권과 재산권 박탈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진 성주 주민들에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말싸움을 할 수 있나. 이런 능력의 사람에게 국비를 많이 가져올 것으로 믿고 찍은 구미시민들도 각성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구미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어 “백 의원은 구미 사드 수용 발언을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백 의원은 국방부 차관 출신의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의 지역구인 구미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신아일보] 신석균·이승호 기자 sgseok@shinailbo.co.kr, lsh603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