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너일가 검찰 첫 출석… 신영자 "죄송합니다"
롯데 오너일가 검찰 첫 출석… 신영자 "죄송합니다"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7.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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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등 입점 로비 의혹·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조사
▲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일 오전 '면세점 입점·관리 청탁'과 함께 금품 수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일 네이처퍼블릭 면세점 로비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1일 오전 10시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3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별관에 도착한 신 이사장은 취재진을 만나 "검찰에서 모든 사실을 다 말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녀를 통해서 챙긴 돈으로 결국 롯데 비자금을 조성한 게 아니냐",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정 전 대표와의 금품거래 여부 등을 묻는 말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한 채 "검찰에서 다 말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어 심경을 말해달라고 하자 "죄송하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을 대가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 여억 원의 뒷돈을 받고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당시 호텔롯데 이사로 재직하며 면세점 사업부를 총괄해왔다.

신 이사장은 이 외에도 초밥체인점 본사로부터 돈을 받고 백화점 입점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과 함께 검찰 수사 전에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의 아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BNF통상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신 이사장의 로비 창구로 쓰였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추측이다.

이사장의 아들인 장씨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사실상 운영은 신 이사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상대로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신 이사장의 아들 장 모 씨가 소유한 해외 브랜드 유통 업체 BNF통상과 롯데면세점 입점 관련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어떤 경로를 통해 돈이 흘러들어갔는지 추궁하고 있다.

앞서 신 이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 롯데장학재단 임원과 이모 BNF통상 대표,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등은 검찰 조사에서 "신 이사장 지시로 네이처리퍼블릭을 면세점에 입점시킨 뒤 매장 위치도 유리하게 바꿔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그룹 전체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고 보고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통행료 명목의 웃돈을 얹어줬다는 의혹, 호텔롯데가 2013년 계열사인 부여·제주리조트를 저가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부여·제주리조트 인수 당시 사내이사였던 신 이사장은 인수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신영자 이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신동빈 회장의 누나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를 진행한 이후 오너 일가가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