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회장, 아산병원으로 옮겨 입원 연장
롯데 신격호 회장, 아산병원으로 옮겨 입원 연장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06.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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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 "회복기간 더 필요해"… 검찰 수사 대응 전략 관측도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이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룹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95)이 갑작스럽게 병원을 옮겨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신 총괄회장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수사 변수로 떠오를지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신 총괄회장을 간호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 측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19일 "신 총괄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2시경 서울대병원에서 아산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병원을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고령으로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과 가족의 요청으로 병원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도 잡혔고 특별히 몸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병원을 옮긴 뚜렷한 이유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그 배경에 언론의 취재 경쟁에 따른 불편, 다른 질환에 따른 검사, 검찰 수사 회피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본사(소공동 정책본부)와 주요 계열사 등에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롯데호텔 34층도 조사했다. 이 때 신 총괄회장의 금고 또한 압수 수색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전날 고열로 인해 서울대병원에 입원, 집무실을 비운 상태였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1월 초에도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감염 증상'이라는 확실한 병명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번 입원은 병명이나 의학적 조치 등에 대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별다른 설명이 없고, 병원 안팎에서도 구체적 입원 이유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닫고 있다.

이에 재계와 의료계 일각에선 "이번 경우 SDJ 측이 '신 총괄회장의 열도 잡혔고 걸어다닐 정도로 회복되셨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모순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장 재계와 검찰 안팎에서는 당장 검찰 소환이나 대면 조사를 거부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신 총괄회장 개인 금고에 들어있던 금전출납부, 30억여원 현금, 통장 등을 확보한 검찰이 소환 등 여러 형태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직접 대면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총괄회장이 주치 병원처럼 드나들던 서울대병원을 떠나 서둘러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은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여부를 따지는 법원 심리를 앞두고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가 노출되는 것을 염려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6일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여부를 가리기 위해 2주 예정으로 지난 16일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지만 정신감정을 거부하고 사흘만인 19일 돌연 퇴원한바 있다.

한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오는 25일 개최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일반적인 결의사항 이외에도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의 의결이 예정돼있어 롯데가 형제의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