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영남 대작은 미술계 관행… 검찰수사는 오버액션”
진중권 “조영남 대작은 미술계 관행… 검찰수사는 오버액션”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6.05.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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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콘셉트 누가 제공했느냐가 핵심… 작품하나에 공임 10만원 너무 짜”
▲ (사진=진중권 트위터)

진중권(53) 동양대 교수가 가수 조영남(71)의 대작 논란에 대해 ‘오버액션’이라며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17일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사건.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라며 “검찰이 사기죄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가 핵심”이라며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욕을 하더라도 좀 알고 하자”면서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좀 다른 부분이다.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이라는 건 너무 짜다”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조영남이 훌륭한 작가는 아니며 그림 값은 그의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는 다른 데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그림값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다. 웬만한 작가들 다 그 정도는 받는다”고 했다.

그는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하게 경계선 양쪽에 걸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며 “복잡한 논의가 필요한데, 그 부분은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라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영남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무명화가 A씨(60)로부터 작품당 10만원정도의 수고비를 지불하고 A씨가 그려준 그림을 조금 손 본 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전시·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6일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을 압수수색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