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정치권 일제히 비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정치권 일제히 비난
  • 이재포 기자
  • 승인 2016.05.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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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제창 불허 유감"…野 "국정운영 큰 흐름 바뀔 수 있어"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원 상견례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국가보훈처가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은커녕 제창까지 불허한 데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질타하고 나섰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에 재고를 요청했고, 야권에서는 청와대 회동에서 공감한 협치 기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공식 논평에서 "정부가 5·18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허용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부 결정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지난 13일 청와대 3당 회동에서 대통령께서 '국론 분열을 피하는 좋은 방법을 검토하라'는 의사 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5·18 행사는 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이는 5·18이 민주화를 위한 광주시민들의 정당한 의거였다는 역사적 평가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기념식 내용이나 절차 또한 유족들과 광주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이냐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5·18까지 이틀 남았다. 보훈처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치고 나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정부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다시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박승춘 보훈처장을 만났을 때 전향적인 검토를 요구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협치를 위한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얘기를 여러 번 강조했고 박 대통령도 지시하겠다고 했다"며 "5·18 당일 이 정권이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정운영에 큰 흐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이개호 더민주 비대위원도 "무엇이 국론 통합 방법인지 박 대통령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참석자 모두가 제창하면서 목 놓아 부를 수 있도록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유지와 관련한 보훈처의 보도자료를 살핀 뒤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통합을 위해서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정부의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해)좋은 방안이라고 박근혜 대통령도 말씀하셨고 그러한 분위기였다"면서 "그 후 청와대와 나눈 대화로 봐서는 이것은 소통과 협치를 깨버리는 처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자기 손을 떠났다고 했던 것은 윗선이 박근혜 대통령임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이번 보훈처의 결정이 사실상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여야 2당에 20대 국회에서 기념곡 지정 관련 법안 개정 및 박승춘 보훈처장의 해임촉구건의안 공동발의를 제안했다.
 

[신아일보] 이재포 기자 jp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