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옥시 사과 거부… 자진철수해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옥시 사과 거부… 자진철수해야"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05.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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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진행되자 사과… 사건 은폐·축소하려해"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 옥시(RB코리아)의 사과에 피해자들이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유가족연대)는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연대는 옥시의 사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가족연대는 "옥시는 5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의 한맺힌 눈물을 외면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기자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백명을 죽인 전대미문의 대참사를 유발하고도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2번씩이나 변경하며 온갖 거짓과 위선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했다"며 "옥시는 자진철수해 조속히 폐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덧붙여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제품으로 사회에 위험을 가하는 옥시는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퇴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옥시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최승운 유가족연대 대표는 회견 직후 아타 사프달 대표와 격론을 벌이다 자신의 사연을 얘기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아이가 만 1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 만에 숨졌다"며 "아이 한번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여갔다"고 울부짖었다.

이날 기자회견 후 피해자 가족 10여명은 사프달 대표와 2시간여동안 따로 면담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회견에서 했던 사과와 변명을 늘어놓는 데 그쳤다"며 "생계를 위해 먼저 합의한 분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는 본사와 논의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비난했다.

한편,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회사를 옥시로 보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전체 피해자수는 사망자 94명 등 총 221명이다. 이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 등 17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