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세퓨, 인터넷 참고해 살균제 제작
‘가습기 살균제’ 세퓨, 인터넷 참고해 살균제 제작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4.29 1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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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전성 검사 없이 졸속 제조·판매 확인

▲ (사진=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이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7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조사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28일 세퓨를 만든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결과, 안전과 관련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채 제품을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등 관련 당국에 따르면 오 전 대표는 2005년 감염예방 전문기업임을 표방하며 회사를 세웠다.

그는 당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가습기 살균제를 회사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회사를 설립한 오 전 대표는 2009년부터 폐손상 사망 사태가 불거진 2011년까지 3년여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고, 강한 흡입독성으로 인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폐손상 사망 규모로만 보면 옥시(70명), 롯데마트(1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검찰 조사결과 오 전 대표는 살균제 제조 방법을 알지 못해 주로 인터넷 관련 사이트를 참조해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를 알게됐다. 그는 PGH를 이용해 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PGH의 독성은 옥시 제품의 원료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PHMG와 달리 한 번에 다량을 마셔도 거의 무해하고 피부와 눈에 대한 자극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흡입 독성 가능성은 전 세계 어디에도 실험된 기록이 없다.

검찰은 그가 해당 성분이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에 분무 됐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사실상 무시하고 이와 같은 원료 정보만으로 PHMG보다 훨씬 안전한 성분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 조사서도 오 전 대표는 ‘세퓨’의 원료물질인 PGH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으며 제조 방법 역시 인터넷과 옥시 제품 용기에 표기된 성분을 참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