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유출' 조응천 전 靑 비서관 '더민주행'
'정윤회 문건유출' 조응천 전 靑 비서관 '더민주행'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2.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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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전 비서관의 '야당행'에 정치권 '촉각'

▲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과 조 전 비서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민 기자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지천명의 나이에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고 세상의 큰 변화와 발전은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서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출신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당, 미래가 불확실한 당이라는 이유로 만류하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더민주당에서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고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봤다"며 "새로운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부끄럽고 아픈 곳도 드러내며 '새로 태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부탁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일한 대안세력,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제가 살아온 일생을 모두 맡기기로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혁신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고 성공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이날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 전 비서관이 발언하고 있다.ⓒ이현민 기자
그는 회견 말미에 "마지막 결정 과정에 저희 부부 마음을 움직인 말이 있다"며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누가 한 말인가'라고 묻자 조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대표가 한 말이다"고 답했다.

'문 전 대표와 몇 번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는 "문 전 대표 측에서 수개월동안 수시로 식당에 찾아와 설득을 했다"며 "문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앞두고는 직접 나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입당 발표 후 청와대에서 '불순한 의도로 문건을 유출한 것이 드러났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2014년 12월 '사건' 때 청와대 민경욱 당시 대변인이 '7인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BH내 비밀결사다'라고 발표를 했고 수장으로 저를 지목하기에 '어떻게 없는 걸 만드냐. 제2의 윤필용 사건 아니냐'고 했고 이후에 슬그머니 그 사건은 없어졌다"며 "그런 비토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고 개의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전 비서관은 더민주가 영입한 외부인사 20호로, 지난 2014년말 정치권을 뒤흔든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됐던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이다.

현 정부의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더민주에 입당했다는 점에서 정치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박관천 경정(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부인과 함께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비서관은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해군법무관을 거친 후 1992년 검사에 임용됐다. 대구지검 공안부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쳤고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