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서실장' 박지원, 더민주 탈당… "文 제안 명분 없다"
'DJ 비서실장' 박지원, 더민주 탈당… "文 제안 명분 없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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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중통합' 우선 중요"… 회견 전 DJ묘소 참배·이희호 여사 예방

▲ 박지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현민 기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떠난다"며 공식 탈당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모두 승리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동교동계 권노갑 상임고문 등에 이어 'DJ 비서실장' 박 의원도 당을 떠난 것이다.

더민주 현역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박 의원도 탈당이 유력하게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 박 의원의 탈당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박 의원은 "야권은 이미 오분육열됐다"며 "함께 하자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에게 당을 바꿀 힘이 부족했음을 통렬히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며 "나그네의 절박한 심정으로 야권 통합의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지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현민 기자
박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호남을 숙주로 신당이 태동하고 있고 호남이 오분육열됐다"며 "최소한 총선 전에 중통합까지 이뤄져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며 '호남의 중통합'이 우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가 선대위에 권력을 이양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는데, 탈당의 명분이 약해지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당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종인 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천하지 않을 기미를 보고 그냥 나와버리는 분"이라며 ""굉장히 유능해 잘 할 것이다. 능력과 결기가 잇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동교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박 의원은 당분간 특정 세력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야권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의원과 함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영록 이윤석 박혜자 이개호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당분간 당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더민주를 떠난 현역 의원은 이날 박 의원까지 총 18명으로, 더민주의 의석수는 127석에서 109석으로 줄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