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혼외자 스캔들' 후 첫 행보… SK 신년회 참석
최태원, '혼외자 스캔들' 후 첫 행보… SK 신년회 참석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0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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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 확산… 패기로 위기 극복할 것"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혼외자 스캔들’로 파장을 일으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하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이날 신년사에서 최 회장은 “올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긴 하지만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저 자신과 모든 CEO들이 앞장서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SK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SK가 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성장해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고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당부사항 중 하나로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의 비용이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며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 확산해나가야 할 기업문화”라고 밝혔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 회장의 신년회 참석 여부는 전날 저녁까지도 결정되지 않았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최 회장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2월29일 불륜 사실을 공개한 뒤 서린동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업무를 봐왔다.

최 회장은 새해 첫 공식 행사인 신년회까지 불참하게 되면 본인의 스캔들로 인해 ‘오너 리스크’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룹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해 여론의 시선 등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 측은 “최 회장은 모든 잘못이 본인 때문이라고 인정했고 원만히 해결할 것이며, 앞으로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계속 개인사 때문에 그룹의 경영이나 신년사 행사의 취지 자체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이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펴 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일 SK가의 차례에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나란히 참석했듯 노 관장과도 공개적인 마찰을 빚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당분간 양측의 소송전도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경영 현황을 논의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협의하는 등 이미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고 SK그룹은 밝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