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금리인상·공급과잉… 3대 악재로 '빨간불'
대출규제·금리인상·공급과잉… 3대 악재로 '빨간불'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6.01.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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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지구 아파트·수익형 부동산 호재
서울·수도권 전세값 오름새는 지속적

▲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값이 5% 넘게 오르며 호황을 누린 지난해보다는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미국발 금리 인상, 주택 공급 과잉 우려 등 이른바 ‘3대 악재’로 인해 올해들어 집값 상승세와 주택 거래가 모두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늘어 전세난이 한층 심화되고 월세 전환 속도도 더욱 빨라져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택지지구 아파트·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3대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줄을 잇고 저금리에 갈 길 잃은 시중 자금이 여전히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매매시장 거래량·가격상승폭 하락… 분양시장도 ‘주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이 올해에도 상승 추이를 어느 정도 유지하더라도 지난해보다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폭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매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선데다 최근 수요자들의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꽁꽁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잇단 악재로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최소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난을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매매 전환 수요가 어느 정도는 계속되더라도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전세난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는 유지되겠지만 강도는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며 “수도권은 전세난에 따른 지지세가 지속할 개연성이 있어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추가 가격상승 여력은 둔화할 것”이라며 “올해 매매시장은 지난해보다는 가격변동의 폭, 거래량 모두 제한적이고 상승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신규 물량을 쏟아낸 분양시장도 올해에는 청약 경쟁률도 낮아지고 공급량도 줄어드는 등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열기가 뜨거웠던 분양시장이 올해에는 분위기가 한풀 꺾일 거라는 전망이다. 역대 최대 물량 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공포가 살아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분양 물량은 51만7398가구에 달해 전년보다 56.4%(18만6544가구) 늘어난 수치로 15년 만에 최대 물량이다.

단기간에 공급 물량이 집중되면서 미분양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4만 9724가구로 한 달 사이 54.3%(1만 7503가구) 증가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시장이 과열된 상태에서 공급과잉 논란을 불러온 만큼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분양물량이 줄어들며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분양가 상승폭이 너무 커졌다”며 “인기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비인기 지역은 청약률이 낮아지고 미분양 사태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시장 서울·수도권 강세 계속… 지방은 안정화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신규 입주물량은 27만1467가구로 지난해보다 6080가구(2.3%) 늘어난다.

수도권은 지난해보다 8.9%(9181가구) 늘어난 11만2564가구, 지방은 올해보다 1.9%(3101가구) 감소한 15만890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보다 2568가구 늘어난 2만3700가구, 경기는 1만1122가구 늘어난 8만124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온 아파트는 실질적으로 2∼3년 뒤에나 입주를 시작하는 만큼 올해에도 전세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규제 등으로 실수요자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매매전환 수요가 줄어들면 그만큼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은 특히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가 올해 집중돼 전세난을 피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수도권의 전세난도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가 올해 10만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 입주물량이 지난해 보다는 조금 늘겠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소형 전세물량은 지금도 씨가 마른 상황이라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수요에 기존 자체 수요까지 겹치면 수도권 전세난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택지지구 분양 아파트 투자 적기… 수익형 부동산 관심 계속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입주물량이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택지지구 신규 분양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에는 최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눈은 ‘저평가 우량지’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저평가 우량지’는 도심의 생활편의성과 편리한 교통망을 누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실속지역을 말한다. 각종 개발호재 등이 풍부해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둔화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만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전세가는 떨어지고 덩달아 매매가도 내려가게 된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입주물량이 많이 쏟아지는 위례신도시나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에 투자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는 분양가가 저렴한 택지지구 신규 분양 아파트가 그나마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에 인기를 끌었던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둔화하겠지만 관심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소폭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고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배후 수요, 유동인구, 임차인 선정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에 이은 국내 금리 인상 여파로 일시적 위축은 있겠지만 다른 상품에 비해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웬만한 상가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1~2%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연 5~6%대의 임대 수익률을 올리기 때문에 투자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재연 기자 jy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