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승 전인지 “우승 실감 안나… 머릿속이 하얗다”
US오픈 우승 전인지 “우승 실감 안나… 머릿속이 하얗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7.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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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호흡 맞춘 캐디에게 많은 도움받았다”
“미국무대 진출 부모·코치와 상의해 결정”
▲ 1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70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즐겁게 경기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아직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70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22)는 처음 출전한 미국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올해 한국 무대에서 3승을 올리고 일본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 파스 컵) 우승 경험도 있지만, 이번에는 우승이 확정된 지 두 시간 이상이 지나고 나서도 “머리 속이 하얗다”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캐디 딘 허든과 즐겁게 플레이했다면서 “서희경 언니가 이번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시로 계약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번 우승으로 미국 무대 진출권을 획득한 그는 “LPGA 무대가 꿈이긴 하지만 진출 시기는 부모, 코치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인지와의 일문일답.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소감은.

△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아직 머릿속이 하얗다. 즐겁게 플레이하려고 한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15번 홀부터 버디를 하면서 추격했다. 15번 이후 작전은.

△ 15번 홀은 4일 내내 버디 기회가 왔다. 어제는 버디를 만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기분 좋게 샷 할 수 있었다. 16번 홀은 3번 우드를 잡을지 드라이버를 잡을지 고민했다. 벙커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린을 놓치고 벙커에 들어가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드라이버를 들었다.

-마지막 홀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빠졌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 러프가 너무 깊었다. 두 번째 샷을 (핀으로부터) 80야드 지점까지만이라도 보내고 싶었는데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페어웨이에만 올리고 세 번째 샷을 잘하자고 생각했다.

-처음 만난 캐디(딘 허든)는 어땠나.

△ 이전부터 알고 있던 캐디이다. 한국 선수들과 친분이 있고 한국 선수들의 스타일을 잘 아는 캐디이다. 이번에는 연습 라운드부터 즐겁게 했다.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캐디는 어떻게 만났나.

△ 서희경 언니의 캐디인데, 서희경 언니가 이번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캐디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서희경 언니는 잘하라고 격려까지 해 줬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이 캐디와 호흡을 맞출 것이다.

-이번 대회가 열린 골프장의 코스는 어땠나.

△ 코스가 길었고 러프도 길었다. 페어웨이 놓치면 어렵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대회 기간에 샷 감각이 좋았는데 샷 미스를 하지 않은 게 우승 원동력이다.

-어릴 때 수학을 잘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골프에 입문하게 됐나.

△ 어렸을 때 수학을 좋아하긴 했다. 어느 날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 권유로 처음 클럽을 잡았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아버지 친구가 그것밖에 못 하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더 열심히 했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다고 들었다.

△ 엄마는 작은 식당을 했고, 아빠는 사업을 했다. 아빠는 내가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뒤로 사업을 접었다. 엄마도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됐다. 하지만 부모님은 부족하지 않게 지원하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미국 무대 진출 계획은.

△ 아직은 이번 우승도 믿기지 않는다. 부모님, 코치님하고 상의해 보겠다. LPGA진출은 나의 꿈이다.

-앞으로 계획은.

△ 한국에 돌아가서 2개 대회 참가한다. 그리고 브리티시오픈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브리티시 오픈 각오는.

△ 영국은 처음 가 본다. 역사가 깊은 곳에서 플레이한다는 상상만으로도 기쁘다. 흥분된다.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텐데 지금처럼 즐길 것이다. 늘 하던 대로 즐겁게 경기하고 오겠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