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위기대응 매뉴얼 제1원칙은 '소통'
양천구 위기대응 매뉴얼 제1원칙은 '소통'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5.06.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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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 신속한 공유로 메르스 확산 방지 주효
감염병 관리·해결역량 빠르고 신속… 걱정하는 주민들 마음 공감은 필수

서울 양천구의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표되던 지난 9일 구는 주민들에게 98번 환자의 확진판정 소식을 언론과 SNS를 통해 신속하게 알렸다. 확진결과가 나온 지 2시간만의 일이었으며 그 어느 자치단체보다도 발 빠른 대처였다.

28일 구 관계자는 “환자 경유 병원과 이동경로 등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것이 지역 내 2차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최우선의 조치라는 데서 나온 판단이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이후 구는 지난 4월 완성된 ‘양천형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전염병이라는 사회적 재난에 대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해 나갔다.

특히 격리자들의 생활 불편도 챙겼다. 서울시에서 가택격리자 가구에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했지만, 이 물품만을 가지고 14일의 격리기간을 견디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이에 구는 재난관리기금으로 격리자들에게 맞춤형 생필품을 전달하기로 결정, 공무원들은 담당하는 격리자 가구들에 대해 전화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받았다.

획일적인 물품이 아닌, 쌀·배추·양파·계란·고기 등 꼭 필요했던 물품 전달에 많은 격리자들은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격리자들은 1:1 담당 공무원과의 통화에서 작은 위안을 얻고, 맞춤형 생필품 전달로 생활의 불편을 덜어가면서 격리기간을 잘 견뎌냈다.

통장, 새마을협의회 등 직능단체 회원들의 자체 방역활동 등 메르스를 함께 이겨내기 위한 민간 활동도 활발히 이뤄졌다. 특히, 양천구 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코호트 격리중인 메디힐 병원에 생필품을 전달했던 활동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또한 메르스 사태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렸다. 학교가 다시 재개한 후에도 교실에는 많은 빈자리들이 속출했다. 학교를 보내기로 결정한 학부모들의 마음 또한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에 양천구는 학부모 대표 간담회를 통해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과 직접 소통하기로 했다. 김수영 구청장이 직접 학부모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구의 메르스 현황과 대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간담회를 통해 학부모들은 안도의 숨을 쉬는 한편, 그동안 엄마들끼리만 걱정스럽게 나눴던 귀갓길 안전, 학교 안전 등 전반적인 교육 안전에 대한 부탁 또한 잊지 않았다.

98번 확진자 발생과 메디힐 병원 폐쇄 등 2주의 시간이 흐른 지금, 양천구의 ‘메르스 사태’는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메디힐 병원이 제2의 삼성병원이 될 수 있다는 초반의 우려를 씻고, 더 이상의 확진자 없이 440여명을 넘었던 격리자의 수는 현재 한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메디힐 병원 등 유관기관의 긴밀한 협력과 격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주민들의 시민의식 준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구의 발 빠른 정보 공유와 체계적인 대처, 세심한 주민 관리 등은 주민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언론을 통해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김수영 구청장은 “개인보다 공동체를 우선하는 주민들의 협조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메르스 사태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겠다”면서 지역사회 안전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비치며 “그동안 함께 협조해주신 양천 경찰서와 소방서, 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에 감사하다”며 유관기관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n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