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첫 방일… 내일 아베 일본 총리와 면담
윤병세 첫 방일… 내일 아베 일본 총리와 면담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6.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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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들 공항·숙소 등서 반한 시위… "일본 외무상과 심도있는 논의"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초대 외교수장으로서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했다.

공식적으로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것이지만 윤 장관의 이번 방일이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판가름 지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낮 12시 5분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 오후 2시 15분께 도쿄 인근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윤 장관은 숙소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장관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며 "심도있는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논의할 의제에 대해 "북한 핵문제를 포함, 동아시아 또 전 세계 지역 문제, 또 글로벌한 관심사 등 양국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 폭넓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윤 장관은 군위안부 문제 등에서 "좀 진전이 있을 경우 금년 국교정상화 50주년에 맞춰 양국 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일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아무래도 좋은 여건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며 "제가 (일본에) 온 것을 계기로 앞으로 양국관계가 조금이나마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일본 외교장관의 공관인 이이쿠라 공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는다.

회담에서는 한일관계를 가로막아 온 과거사 갈등의 핵심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현안들이 집중 논의된다.

지난 19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기시다 외상과의 회담에서 한일 간 현안을 포함, 북한, 동북아, 글로벌 문제, 역사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강제징용 시설 세계유산 등록, 위안부 피해자 보상, 독도 영유권 등 첨예한 주제들도 다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 후 별도의 합의문이나 공동기자회견 등은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갖는다. 정오에는 주일 특파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오후 4시부터 20분 동안은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갖는다.

오후 5시 20분에는 도쿄 쉐라톤 미야코 호텔에서 열리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한다.

리셉션에는 윤 장관과 함께 기시다 외무상,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로 알려진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여는 리셉션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고, 일본 측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방한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리셉션이 끝나면 김포 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윤 장관의 첫 방일에서 한일관계의 열쇠인 위안부 문제 등 각종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예정인만큼 경색된 한일관계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 일본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묵는 호텔 근처에서 21일 오후 일본 우익 인사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날 일본 우익 인사들은 윤 장관이 도착한 하네다 공항 근처와 윤 장관 숙소인 도쿄 도내 호텔 앞 등에서 '종군 위안부를 배척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인 현수막을 편 채 반한(反韓) 시위를 벌였다.

이들 때문에 호텔 주변에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함에 따라 교통에 차질이 빚어졌다.

또 일부 우익인사들은 차량을 몰고 시내 중심가를 돌며 한국어로 녹음한 혐한 연설을 틀기도 했다.

윤 장관은 우익들의 시위 등에 따른 경호상의 필요에 따라 입국 때 다른 승객과 다른 통로로 나왔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