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덮친 메르스 공포… 알아야 이긴다
대한민국 덮친 메르스 공포… 알아야 이긴다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5.06.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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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에는 메르스 위협적이지 않아…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생활화로 예방 가능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손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대한민국 전역이 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매일 아침이면 추가 확진자가 속출하고 격리 대상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메르스 공포에 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

여섯살 난 기자의 아들마저도 ‘메르스 걸리면 약도 없다’라는 말을 뱉는 걸 보니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 분명하다.

정확한 대처법도 없는 상태에서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메르스. 예방법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중동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주로 감염환자가 발생해 메르스(MERS)란 이름으로 명명됐으며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는 과거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이다. 낙타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잠복기는 14일 이내이며 증상은 38℃ 이상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 저하자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메르스에 대한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관련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돼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메르스 감염 예방법은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을 지켜주면 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기관지를 통해 폐 속에 침투해 폐 조직을 공격한다. 여기서 염증이 일어나면 폐렴으로 진행된다.

폐렴이 생기면 폐포의 산소 교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호흡이 불안정해진다.

환자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울 정도로 폐 기능이 떨어지면 의료진은 환자에게 기계 호흡장치를 부착해 호흡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조치를 했는데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계속 증식해 폐 기능을 떨어뜨리면 회복이 어려워지고, 이때는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면역 작용 등으로 이런 바이러스의 공격을 이겨낼 확률이 높다. 면역력이 활발하고 기저 질환이 없는 몸이라면 바이러스가 내부로 침투할 수 없도록 기침 등 인체의 방어 작용이 활발하다. 설령 침투한다 하더라도 면역력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낸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발열’ 반응은 인체 면역력이 병원균과 싸우고 있다는 증거다.

홍지영 건양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사람이 극히 드물고 예방 접종도 없어 공포감을 키우고 있지만 면역력이 튼튼한 사람은 설령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한다 해도 증상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메르스 용어 풀이

◇ 2차 감염 vs 3차 감염

1차 감염은 첫 번째 환자가 생겼다는 뜻이다. 현 사태에서는 중동에서 메르스에 걸려 입국했던 1번 환자(68)가 이 경우다.

2차 감염은 1번 환자에게서 병이 옮은 걸 뜻한다.

이 2차 감염자가 또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면 3차 감염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 병원 내 감염 vs 지역사회 감염

지금껏 메르스는 특정 병원의 환자, 환자 가족, 의료진이 걸렸다. 병원 울타리 내에서만 병이 돌았다는 것이다.

이를 ‘병원 내(內) 감염’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특정 병원을 거쳐 간 사람을 잘 찾아 격리하면 질병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메르스가 병원을 넘어 학교나 공공장소 등 지역 사회 곳곳을 덮치는 경우다. 병원과 별다른 인적 교류가 없었던 곳에서 환자가 쏟아지는 것이다.

이를 ‘지역 사회 감염’이라 한다. 이 지경까지 가면 2009년 신종플루 때처럼 메르스가 전국에 창궐할 위험성도 있다.

◇ 비말 감염 vs 공기 감염

비말(飛沫)은 ‘튀어서 흩어지는 물방울’이란 뜻이다. 즉 환자의 침이나 콧물 같은 체액이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튀어 감염되는 경우가 비말 감염이다. 병에 걸리려면 환자 근처에서 체액에 노출돼야 한다.

메르스는 현재 비말 감염 질환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했는지로 감염 위험을 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기 감염은 체액이 마른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공기를 떠다니면서 곳곳에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다. 당연히 전염력이 비말 감염보다 훨씬 강하다.

메르스는 아직 비말 감염만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한된 상황에서 공기 감염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일부 있어 안심은 할 수 없다. 2012년에 발견된 신종 질환이라 아직 규명되지 못한 구석이 많다.

◇ 시설 격리 vs 자가 격리

시설 격리란 특정 공간(시설)에 환자들을 모아 단체로 격리한다는 조처다. 자가 격리는 환자가 자기 집(자가·自家)에서 알아서 외부 접촉을 삼가는 경우다. 메르스 감염 위험자 중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는 시설 격리, 나머지는 자가 격리 대상이다.

◇ 확진 환자 vs 의심 환자 vs 밀접 접촉자

확진 환자는 검사를 통해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사람이다.

의심 환자는 고열과 기침 등 메르스 관련 증상이 있긴 해도 감염 여부는 아직 모르는 경우다. 예컨대 폐렴이나 독감 등 유사 질환에 걸렸을 개연성도 배제 못 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밀접 접촉자는 확진 환자·의심 환자를 가까이 접촉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의심 환자와 밀접 접촉자는 확진 환자와 전혀 다른 말이다. 이 세 개념이 혼동돼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 한 지역에서는 별다른 증상 없이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을 이유로 검사 의뢰를 한 초등학교 교사 떄문에 ‘메르스가 퍼질 수 있다’며 학교가 휴교하는 일도 있었다.

◇ 코호트 격리·코호트 병원

코호트(cohort)는 ‘동일 집단’을 뜻하는 통계 용어다. 코호트 격리란 메르스 발병 병동의 환자를 모두 특정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처다. 코호트 병원이란 이런 코호트 격리를 하는 병원을 말한다.

◇ N95 마스크·음압병상

N95 마스크는 특수 필터로 공기 내의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전문 마스크다. 방역 대원이 쓰는 마스크가 이거다. N95란 공기 중 95%의 오염 물질을 막는다는 뜻이다.

N95 마스크는 감염 방지가 최대 목적이라 착용감은 일반 마스크보다 좋지 않다. 쓰면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든다.

음압병상은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로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병실로 들어가려면 두 개의 문(인터락)을 거쳐야 하고 인터락 사이에는 의료진이 소독할 수 있는 ‘전실’이라는 공간이 있다.

정부가 전염병 치료를 목적으로 만든 음압병상은 전국 17개 병원에 모두 105개가 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