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 메르스 발생 마을 통째로 격리
전북 순창군 메르스 발생 마을 통째로 격리
  • 송정섭·김용군 기자
  • 승인 2015.06.0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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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단체관광객 예약 취소 잇따라… 60여개 행사 취소·연기
▲ 경찰이 5일 메르스 1차 양성반응 환자가 발생한 전북 순창군 읍내마을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북도가 5일 1차 검진 결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반응 환자가 발생한 순창군 A마을에 대해 사실상 통제에 들어간 가운데 전북 관광사업도 직격탄을 맡고 있다.

전북을 방문하려던 관광객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고, 호텔 등의 숙박예약 취소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북도는 메르스 확산 여파를 막기 위해 60여개의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5일 도청에서 메르스 발생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갖고 "4일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B씨(72·여)가 사는 A마을 주민 105명 모두에게 자가 격리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B씨와 접촉했던 의료진과 병원 환자는 60여명, 마을주민은 105명이며 이들은 모두 자가 격리 중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B씨가 거주하는 마을에 의료진을 배치한 상태에서 경찰과 함께 출입을 통제하며 물과 식재로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중 일용직이나 무직자 등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주민에게는 긴급 생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순창교육지원청도 이날 읍내 모든 학교를 포함해 군내 22개 학교와 유치원에 대해 무기한 휴업조치를 내렸다.

전북도는 방역본부장을 기존 복지보건국장에서 행정부지사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또 도청과 각 시·군청에 24시간 비상 근무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지방의료원 2곳에 음압격리병실을 운영하고 의사회·교육청 등과 민·관 합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심 부지사는 "메르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효과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도민들은 불안해하지 말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위생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전북 순창군 A 마을의 출입을 5일 경찰과 방역 담당자들이 통제한 가운데 생필품을 사기 위해 나가려다 막힌 한 마을주민이 심난한 표정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군산시는 6일 군산 군경합동묘지에서 열기로 한 '제60회 현충일 추념 행사'를 취소했다.

추념 행사에는 보훈단체장과 국가유공자, 유족,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순창군은 1차 검진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하자 오는 12일로 예정된 '향가 오토캠핑장' 개장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7일로 예정됐던 '제1회 새만금 인라인 마라톤대회'도 연기됐다. 대회에는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밖에 각종 채용·문화행사도 개최 시기가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도 관계자는 "메르스가 확산함에 따라 주민불안 해소 차원에서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며 "연기한 행사는 메르스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서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를 방문하려던 해외 단체관광객의 일정도 최소되고 있다.

6월과 7월 전세기를 이용해 방문하려고 했던 중국인 관광객 2000명의 일정이 전면 취소됐고, 지난 3월부터 25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 일본상품도 중지돼 이달에만 700명의 방문이 취소됐다.

100명 규모로 방문 예정이던 중국 노인교류행사(16일)와 150여명의 중국 제약회사 관계자 워크숍(27일) 역시 전격 취소됐다.

아울러 무주 태권도원을 찾으려던 수천명의 체험객과 숙박객의 예약도 무더기 취소됐고,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주말 예약투어(6~7일)가 10건 이상 취소됐다.

호텔 숙박의 예약 취소도 잇따라 이날 기준으로 특2급인 전주시 A호텔은 380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예약한 전주 B관광호텔은 219객실이 취소됐다.

군산 C호텔도 370객실이 취소되는 등 도내 숙박시설마다 단체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메르스 불안감으로 당분간 관광시장이 얼어붙을 전망이다"면서 "메르스 사태 이후 전북 관광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송정섭·김용군 기자 swp2072@hanmail.net, kyg15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