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징용' 日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 유력
'조선인 강제징용' 日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 유력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5.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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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자문기구, 메이지 산업시설 23곳 등록 권고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근대산업시설들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무더기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어졌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4일 정부 발표를 인용,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ICOMOS는 23곳이 세계 문화유산으로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계 유산 등록의 최종 결정은 6월말부터 7월초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이뤄지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추천한 문화 유산 중 ICOMOS가 권고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일본, 인도, 독일 등 21개 위원국이 합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2014년 1월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나가사키(長崎)현의 나가사키 조선소(미쓰비시 중공업)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 총 23개 시설을 산업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서양 기술이 일본 문화와 융합해 빠르게 산업국가가 형성된 과정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홍보해왔다.

이 가운데는 과거 5만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7개 시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일본은 태평양 전쟁 중에 조선인을 대거 미쓰비시 조선소에 끌고 가 군함을 만들게 했는데, 징용된 조선인 중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는 2013년 후지산, 작년 도미오카(富岡) 제사공장(군마<群馬>현 소재)을 비롯해 여태 총 14차례 이뤄졌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