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압박 수위조절 분위기
중국, 사드 압박 수위조절 분위기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3.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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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中외교부장, 회담서 사드 거론 안해
한국 AIIB 참여여부 결정 임박 의식한 듯
▲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요약돼 있는 '사드(THAAD)' 방어 시스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놓고 한국을 압박해오던 중국이 지난 21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양국 외교현안이 된 사드 문제가 어떻게든 언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회담장 밖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사드 문제와 관련, 지난 16일 한중 차관보급 협의에서 "중국의 우려와 관심을 중요시해달라"고 공개 압박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1시간 30여분간 한중 관계, 한반도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왕 부장은 회의 시작전 사드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우리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 모두가 아는 것이며 공개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사드의 어느 부분이 중국의 국가 이익을 침해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우리는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왕 부장의 이같은 대응은 일단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별다른 추가 진전 상황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공식 협의가 시작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사드에 대해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메시지는 다 내놓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이와 함께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가입 여부 결정이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 사드 이슈를 갖고 한국을 공개적으로 거듭 압박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중국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본 외교 수장도 서울에 와 있는 상황에서 한중간 불화하는 모습을 중국이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사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미간 협의 가 개시되는 등 추가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외교적 움직임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편 왕 부장은 외교장관 회의에서 사드 문제와 달리 AIIB에 대해서는 입장을 서로 교환했다.

왕 부장은 한국의 AIIB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윤 장관은 "종합적으로 여러 측면을 감안해서 검토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