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첫 회동…文 "각오해야" 金 "세게하지 말라"
여야 대표 첫 회동…文 "각오해야" 金 "세게하지 말라"
  • 이재포 기자
  • 승인 2015.02.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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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많은 두 대표 "2+2 회동 자주 갖기로"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첫 회동했다.

전날 선출된 문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해 팽팽한 긴장감이 예상됐으나, 두 사람의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30분경 문 대표가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로 찾아오자 김 대표는 김학용 비서실장을 내보내면서 영접했다.

김 대표는 "추운 날씨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도 참배하신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참배하려고 했는데 전당대회가 걸려서 못갔다. 이른 시간 내에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문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 통합을 위한 정치 쪽에 좀더 노력을 기울여 주면 좋겠다"며 "특히 김 대표께서 역할을 많이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의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문에 대해서는 "오시면 잘 준비해서 환대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저하고 같은 시대에, 비슷한 지역에서 살면서 또 같은 학교를 다니고 해서 동질감이 많다. 같은 시대에 서로 같이 고민해 대화를 잘 하리라 믿는다"라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비슷한 연배에 같은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과 경남중학교 선후배 사이, 지역구도 나란히 부산이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은 정치 분야로 화제를 옮겨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뼈가 있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김 대표가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게 국민이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여당이 항상 양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무리한 요구만 안하신다면…"이라고 운을 뗐다.

이에 문 대표가 웃으며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라고 응수하자 김 대표는 "너무 세게 하지 말라"고 답했다.

문 대표는 이어서 "3년 연속 계속된 세수결손,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복지재원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복지는 또 지금 수준으로 충분한지, 서민증세와 부자감세 철회 문제라든지 등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개 회동에서는 복지와 증세 등 민감한 의제에 관해 뚜렷한 시각차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그리고 두 대표는 향후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자주 갖기로 합의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2 회의를 좀 자주 하고 필요할 때 자주 만나고 잘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재포 기자 jp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