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외화내빈'… 청년들 갈 곳이 없다
고용 '외화내빈'… 청년들 갈 곳이 없다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5.01.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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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취업자·고용률 101년만에 최대
청년실업률 9.0%…1999년 이후 최악
50~60대 위주로 비정규직 취업 늘어
▲ ⓒ연합뉴스

지난해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53만3000명 늘어 2002년 59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비경제활동인구도 20만명 넘게 줄었다.

작년 고용시장은 이처럼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50대 이상이 취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청년실업률은 9.0%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실업자 수 증가폭도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559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53만3000명이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02년 59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최대 수치다.

특히 2010∼2013년의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39만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났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4만6000명, 3.5%),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9000명, 8.9%), 도매 및 소매업(13만2000명, 3.6%), 숙박 및 음식점업(12만7천명, 6.4%) 등에서 1년 전보다 취업자가 늘었다. 농림어업(-6만8000명, -4.5%)과 금융 및 보험업(-2만6000명, -3.0%)은 줄었다.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 인원은 2010년 32만3000명, 2011년 41만5000명, 2012년 43만7000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 38만6000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2%로 0.7%포인트 오르면서 1997년 60.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 역시 0.9%포인트 상승한 65.3%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상 지난해 목표치인 65.6%보다는 0.3%포인트 모자란 수치다. 최종 목표인 70%와도 격차가 상당하다.

취업자 수 증가는 장년층이 주도했다. 50대와 60세 이상에서 1년 전보다 각각 23만9000명, 20만명 증가했다. 15∼29세와 40대는 각각 7만7000명, 3만8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30대는 2만1000명 감소했다.

2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취업자는 대체로 비정규직이 많다는 점에서 고용의 질은 더욱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금근로자는 1년 전보다 3.0% 늘었는데, 상용근로자(3.8%)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임금근로자 대비 상용직 비중은 64.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전년 대비 감소했던 자영업자가 작년에는 증가로 전환했지만 증가 폭은 1000명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6000명(-1.5%) 줄었다. 비경활인구가 전년 대비로 감소한 것은 2004년(-8만3000명)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비경활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1년 전보다 22만2000명(129.2%) 늘었다.

구직단념자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말한다.

통계청은 "지난해 고용보조지표 작성을 위해 구직단념자 조사를 전보다 강화해 통계 수치가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직활동에 뛰어드는 인구가 늘면서 실업자 수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실업자는 9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16.1%) 늘었고, 실업률은 3.5%로 0.4%포인트 올랐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1.0%포인트 늘면서 9.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 상황이 좋아져 청년의 구직활동이 활발해졌고, 이에 따라 비경제활동인구가 고용시장으로 들어오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늘어났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천53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두 달 만에 다시 줄었지만, 4개월째 4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12월 고용률은 65.3%, 실업률은 3.4%를 나타냈다. 청년층 실업률은 9.0%다.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한 12월 체감 실업률은 11.2%로 조사를 시작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겨울이라 농림어업과 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줄어드는 등 계절적 요인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소폭 둔화되고 체감 실업률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