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실종 한국인, 딸 돌잔치 앞둔 선교사 가족
에어아시아 실종 한국인, 딸 돌잔치 앞둔 선교사 가족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2.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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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선교활동 중 사고… 박성범 선교사 소속 여수제일교회 '망연자실'
▲ 실종된 에어아시아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 3명이 전남 여수제일교회 소속 평신도 선교사 박성범 씨 가족인 것으로 28일 오후 밝혀졌다. 사진은 해당 교회의 모습. ⓒ연합뉴스

28일 인도네시아를 떠나 싱가포르로 가던 중 실종된 에어아시아 항공기에 탑승한 한국인 3명이 인도네시아에서 선교 중이던 여수제일교회 소속 선교사 박성범(37) 씨 일가족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료 교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박성범 씨 부부가 최근 딸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여수 제일교회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를 떠나 싱가로프로 가던 중 실종된 에어아시아 항공기에 탄 한국인은 박씨와 박씨의 아내 이경화(36)씨, 생후 11개월된 딸 유나양이다.

여수제일교회 홈페이지 '선교' 섹션에는 인도네시아 지역에 파송 된 '박성범 이경화' 선교사 부부의 이름이 올라 있다.

박씨는 인도네시아 이전에도 미혼 상태에서 4년간 캄보디아로 파송돼 컴퓨터를 가르치는 등 전문 사역자로 활동했다. 이후 안식년을 얻어 1년 10개월간 한국에 머물면서 부인 이씨와 결혼해 현재 11개월된 딸을 낳았다.

다른 지역 선교를 준비하던 중 두달 전 인도네시아로 파송된 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딸 돌잔치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어 1년마다 인근 싱가포르로 나와 비자를 갱신해 왔는데 이번에도 싱가포르에서 비자를 갱신하러 나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실종된 에어아시아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 3명이 전남 여수제일교회 소속 평신도 선교사 박성범 씨 가족인 것으로 밝혀진 28일 오후 해당 교회에서 신도들이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씨는 초등학생때부터 주일학교에 나가며 신앙생활에 전념하는 등 신앙심이 투철하고 선교에 대한 신념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대학 재학 중에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고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고 평신도로서 선교사 활동을 해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주로 한국어와 컴퓨터를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통해 현지 언어와 문화 훈련 선교를 준비해 왔다.

파송은 여수제일교회의 선교비 후원과 선교단체의 사역훈련 후원으로 이뤄졌다고 교회 측은 전했다.

이 교회 최홍구 안수집사는 "박 선교사는 성격이 활달하고 다른 신도들과 잘 어울리고 소통에 뛰어났다"며 "깊은 신앙심으로 선교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무사하게 귀환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회 측은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이날 곧바로 오문식 선교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수습과 앞으로의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실종자 부모를 비롯한 교회 성도들은 친지들과 함께 텔레비전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으며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인 김종헌 부목사는 "선교위원회와 비상대책위를 주축으로 신도들과 더불어 선교사의 가정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