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도 못 믿는 엉터리 해양예보
자국민도 못 믿는 엉터리 해양예보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12.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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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정확도 탓에 어민들 일본 기상정보 의존
기상청의 해양예보가 낮은 적중률과 기상 콘텐츠의 다양성 부재로 어업종사자들의 외면 받고 있다.
 
육지로의 이동수단이 여객선뿐인 경북 울릉도. 이곳에 사는 어업 종사자는 물론 일반 주민들 사이에는 최근 일본 기상청 사이트를 PC나 모바일로 접속해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 기상청이 발표하는 해양기상 예보에 비해 정확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해상에서 풍랑특보는 어선과 여객선의 입·출항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에 어선의 조업 실적, 관광객의 이동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확한 풍랑특보 예측은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바다 날씨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섬 주민들, 어민들은 기상청의 해상예보를 신뢰하지 않는다. 
 
4~7월 적중률 고작 20~37%
 
하지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김윤배 연구원이 2006년부터 2013년 기상자료를 분석한 ‘동해 외해역 해양 기상 특성 및 풍랑특보와 부이 관측 자료’ 논문에 따르면 기상청이 발효한 동해해역 해양예보(특보)와 실제 날씨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령됐던 286회의 사례 중 실제 풍랑 주의보 기준에 해당된 사례는 137회(47.9%)였다. 또한 월별로 1월과 12월이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반면 4~7월 사이에는 20~37.5%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김 박사는 “울릉도 주민과 동해지역 어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풍랑특보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해 외해역에 해양기상부이를 추가로 설치하고, 강릉시에만 있는 기상레이더를 울릉도에도 추가로 설치해야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71년부터 김포 기상 통신소에서 해상기상특보, 태풍정보 등 20종의 기상정보를 하루 63회 제공하고 있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한국해양대학교 연구팀이 일본기상청이 항해사에 제공하는 해양 기상정보 팩스와 한국기상청이 제공하는 기상정보 팩스의 일기도를 분석한 결과 파도의 방향·세기, 해빙정보, 기압의 이동방향과 속도 등 일본 측의 정보가 더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북태평양 해류의 표층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보를 제공하고 정지기상위성 구름사진도 함께 전송한다. 따라서 먼바다에서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들에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담은 일본 측의 기상예보가 더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기상청이 선원 및 선주 1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명이 일본 영역기상방송을 수신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국 선박 75%, 원양어선의 78%가 일본기상청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기상청의 정보를 받아보는 이유에 대해 어민들은 국내 기상청 정보에 비해 높은 정확도와 다양성, 양호한 수신 상태 등을 꼽았다.
 
선진국은 상세한 기상서비스 제공
 
영국과 미국에서는 연안, 항구예보, 해수면온도와 빙하정보 등을 통해 출발날짜, 일일 모니터링, 최적의 루트 추천 등의 정보를 포함한 항해 해양기상정보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항공우주 및 국제해양센터(AMI)를 통해서는 24시간 해양 및 선박 예보를 하고 있다. 바다, 날씨, 바람, 번개, 열대 사이클론 전망, 파도 높이, 지진 데이터 수집 등의 해양예보를 서비스한다.
 
반면 한국 기상청은 각 해역별로 3일간은 날씨, 풍향, 풍속, 파고를 예보하고, 4~10일간은 날씨와 파고 예보 정도만을 제공한다. 항만기상정보 및 연안지역 맞춤 기상정보 등 지역 특화 해양기상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예보 정확도는 높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기상청은 “현재 해상기상연구와 인력이 부족하고 해양기상예측 모델 및 전문 예보관이 없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해양 기상 예측 모델 개발에 노력하겠다”라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