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운명 헌법재판관 9人 손에
통합진보당 운명 헌법재판관 9人 손에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12.1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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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선고기일을 밝힌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 앞이 평소와 같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통합진보당은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되면 해산된다. 즉, 한끝 차이가 진보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통합진보당의 운명이 헌법재판관 9명의 손에 달린만큼 재판관 구성과 각자 성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을 심리해온 5기 재판관들은 보수성향이 두드러진다.

이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 등으로 나뉜 추천 주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재판관 중 3명은 대통령이, 3명은 대법언장이 각 추천하며, 야당과 여당이 1명씩 추천하고 1명은 여야 합의로 뽑는다.

오는 19일 선고기일에 주문을 낭독하게 되는 박한철(61·사법연수원 13기) 헌재소장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 헌재소장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재판관에 추천됐고 지난해 검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재소장에 올랐다.

대검 공안부장을 지내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새누리당이 추천한 안창호(57·14기) 재판관도 대검 공안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낸 검찰 공안통 출신이다. 2006년에는 일심회 간첩사건을 직접 수사 지휘했다.

다른 7명의 재판관은 모두 법관 출신이다.

사건 주심인 이정미(52·16기) 재판관은 박 소장을 빼면 가장 선임으로 2011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에 의해 추천됐다. 고려대를 졸업했고 5기에서 유일한 여성이며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이수(61·9기) 재판관은 민주당 추천으로 재판관이 됐다. 최근 이정미 재판관과 함께 교원 노조의 정치활동을 전부 금지한 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진성(58·10기), 김창종(57·12기) 재판관은 이명박 정부 때 양승태 현 대법원장 추천으로, 조용호(59·10기), 서기석(61·11기)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 추천으로 각각 재판관이 됐다.

강일원(56·14기) 재판관은 여야 합의로 선택됐다. 최근 베니스위원회 산하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베니스위원회는 정당해산에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그동안 수시로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해 왔으며 17일 오전 마지막 평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 여당이 각 추천한 재판관이 총 6∼7명에 달해 전체적으로 보수 성향"이라며 "재판관 구성이 불신이 깊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에 "추천 주체에 따라 재판관들을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으로 흔히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사건마다 입장이 다르다"며 "선고 직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해 추이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