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암투설 촉발한 미행 문건은 박 경정의 '가필'
권력암투설 촉발한 미행 문건은 박 경정의 '가필'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4.12.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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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행자 "한때 오토바이 탔다"… 檢, 작성 시기와 목적 추궁
▲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을 담은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된 박관천 경정이 16일 오후 검찰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사진은 지난 5일 새벽 조사를 받은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는 박관천 경정. ⓒ연합뉴스

권력암투설을 촉발시킨 '정윤회, 박지만 미행' 문건이 대부분 박관천 경정의 '가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건에서 미행자로 지목됐던 인물은 자신이 왜 문건에 적혀 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18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박지만 미행인물로 지목됐던 경기도 남양주 소재 유명 카페 대표의 아들 A(49)씨는 전날 조사를 받으면서 "정윤회도 모르고 박관천도 모른다. 내 이름이 왜 문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젊은 시절 한때 오토바이를 탔으나, 최근 몰던 스쿠터마저도 이제는 타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에게 'A씨가 박 회장을 미행했다'고 알려줬다는 전직 경찰관 B씨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A씨가 젊었을 때 오토바이를 탔다고 하더라는 얘기만 박 경정에게 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씨는 정윤회, 박지만 등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고 B씨 역시 지방 경찰서에서 경감까지 근무하고 경찰 옷을 벗었던 터라 사실상 미행 문건의 나머지 부분은 박 경정의 '가필'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경정은 검찰에 체포된 뒤 조사를 받으면서 사실과 다른 미행설 문건 내용의 대부분을 채워넣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만약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A씨의 통화 내역 등을 조회해 정씨나 주변 인물과 통화한 적이 있는지 추적했지만 통화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검찰은 문건 형식이 일반 공문서와 다르고 내용도 '정윤회 문건'보다 구체성이 확연히 떨어지는 점을 고려했을 때 청와대 내부 보고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박 경정에게 작성 시기와 목적 등을 추궁하고 있다.

특히 박 경정이 정치적인 목적을 지니고  박 회장의 측근을 통해 박회장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집중 추궁하면서 문건 작성을 지시를 한 인물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박 경정이 가공한 이 미행 문건의 내용은 시사저널의 보도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의 권력암투설을 촉발시켰다.

검찰은 박 경정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세계일보, 시사저널 등이 피고소인인 명예훼손 사건을 계속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신아일보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