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박춘봉 현장검증…"스스로 범행 과정 설명해"
토막살인 박춘봉 현장검증…"스스로 범행 과정 설명해"
  • 임순만 기자
  • 승인 2014.12.1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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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서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6·중국 국적)이 현장검증에서 무신경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범행과정을 재현해 형사들조차 놀라게 했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박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 수원시 팔달구 일원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현장검증이 실시된 첫 장소인 팔달구 매교동 단독주택 앞에는 주민 20여명이 일찍부터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형사기동대 차량에서 박이 내리자 일제히 "사형시켜라" "짐승만도 못한 놈"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경찰은 분개한 주민들로 인해 혹여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기동대 등 30여 명을 배치해 통제했다.

▲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서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마네킹과 비닐봉지 등 현장검증에 쓰일 도구를 든 형사들이 먼저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사용된 마네킹은 상·하반신과 양쪽 팔, 오른쪽 다리 부분만 자유롭게 뺐다 끼울 수 있는 것이어서, 경찰은 전날 밤 마네킹 머릿부분을 톱으로 잘라낸 뒤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뒤이어 나타난 박은 지난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차림으로 양손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결박된 상태였다.

1시간여 동안 실시된 현장검증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형사의 손에는 상하반신이 분리된 채 머리와 왼쪾 팔, 오른쪽 다리가 없는 마네킹이 들려있었다.

뒤따라 나온 형사들은 마네킹 나머지 부위를 담음 비닐 봉지를 들고 있었다.

이어 200여m 떨어진 교동 반지하방에서 두 번째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이곳은 박이 시신 훼손용 장소로 쓰기 위해 따로 마련한 곳이다.

30여분 만에 현장검증이 끝나고 형사들에 의해 들린 마네킹은 이번엔 한 쪽 팔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박의 행동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박은 주택 안에서 스스로 범행 과정을 설명해 가며 담담하게 재연했다"며 "죄책감을 느끼며 흐느끼는 등의 행동은 엿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곧바로 박을 데리고 피해여성의 살점 등이 든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됐던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현장검증은 박이 시신을 유기한 팔달산(2곳), 오목천동 야산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신아일보] 수원/임순만 기자 sml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