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으로 오룡호 수색작업 전면 중단
폭풍으로 오룡호 수색작업 전면 중단
  • 연합뉴스
  • 승인 2014.12.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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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날씨'…사고해역 초속 22m 강풍에 파도 5m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러시아 극동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실종 선원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8일(현지시간) 기상 상황 악화로 완전히 중단됐다.

전날부터 몰려온 폭풍에 수색 작업을 벌이던 한국 어선과 러시아 어선들이 대부분 인근 추코트카주 해안으로 대피했고, 사고 해역에서 가까운 곳에 남아있던 러시아 어선 1척과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도 높은 파도에 수색작업을 벌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수색 작업을 총지휘하는 극동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항만청 해양조정구조센터 소장 아르투르 레츠는 이날 "오늘은 사실상 실종자 수색작업을 못했다"며 "러시아 어선 1척이 사고 해역 남쪽 지점에 머물고 있었지만 폭풍으로 수색작업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 해역에는 초속 22m의 강풍이 불고 파도가 5m까지 이는 가운데 기온도 영하 9도까지 떨어져 수색 작업을 가로막았다.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해오던 한국 어선과 러시아 어선들은 추코트카주 나바린 갑(岬)으로 피항했다.
러시아 어선 펠라기알과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 1척이 사고 해역 인근에 머물고 있었지만 수색 작업을 벌이기는 불가능했다.

전날 오전 알래스카에 도착한 한국 해군 소속 해상초계기 2대가 번갈아가며 사고 해역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레츠 소장은 "내일도 악천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고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악천후가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사실상 며칠 동안 수색작업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악천후가 계속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발견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8일 현재까지 오룡호 승선원 60명 중 7명이 구조되고 27명이 사망했으며 26명이 여전히 실종상태다.

구조센터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실종자 발견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시신이 풍랑에 떠내려가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일부 시신은 오룡호와 함께 침몰했을 수 있다"며 "수심 100m 깊이에 가라앉은 오룡호와 시신들을 인양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조된 선원과 수습된 시신들의 한국 이송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와 한국 어선들에 나뉘어 있던 생존자와 시신들을 한국 어선 96오양호로 옮기는 작업은 마무리됐으나 사조산업과 유가족 측이 이들의 한국 이송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구조센터는 전날 러시아 어선 카롤리나77에 남아있던 구조 선원 4명과 시신 10구가 96오양호로 옮겨졌으며, 또 다른 러시아 어선 잘리브 자비야카도 이날 생존 선원 2명과 시신 3구를 96오양호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룡호에 승선했다가 구조된 러시아 감독관 1명은 여전히 카롤리나 77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 어선과 러시아 어선들에 있던 시신 14구는 지난 6일 96오양호로 옮겨졌었다.

96오양호는 현재 넘겨받은 생존 선원 6명과 시신 27구를 싣고 추코트카주 해안에 있는 러시아 수산물 운반선 오딘호 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러시아 측은 조만간 96오양호에서 오딘호로 생존자와 시신을 옮겨 싣고 선사와 유가족 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대로 한국으로 출발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