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유학 北 대학생, 강제송환 중 극적 탈출 '행방묘연'
파리 유학 北 대학생, 강제송환 중 극적 탈출 '행방묘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11.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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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북한 대사관 근무 국가보위부 요원이 강제소환하려해
북 '장성택 잔재 청산' 과정서 숙청당한 인물 아들인 듯

▲ 파리 유학 北 대학생 강제송환 중 탈출, 프랑스에서 유학하는 북한 유학생이 다닌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 라빌레트 건축학교 모습.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대학생이 호송조에 의해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던 중 극적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9일(현지시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프랑스 경찰과 이 북한 유학생 한모씨가 다니는 국립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Ecole nationale superieure d'architecture de Paris-La Villette)측은 현재 한씨의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특히 최근 북한 당국의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가 북한 당국이 외국에서 무리하게 강제송환을 시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지 교민 사회에서는 제3국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가보위부 요원이 이달 초 한씨의 집에 들이닥쳐 여권과 휴대전화, 열쇠 등 개인용품을 빼앗고 북한으로 송환하기위해 공항으로 끌고가려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씨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과 친지들이 정치범으로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알고,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생길것을 느끼고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북한기관 요원들이 사실상 '납치'해 강제소환하려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프랑스와 북한간의 외교 마찰이 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씨를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는 프랑스와 접경한 제3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이 제3국과 북한간의 외교 마찰까지 예상된다.

▲ 파리 유학 北 대학생 강제송환 중 탈출, 프랑스에서 유학하는 북한 유학생이 다닌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 라빌레트 건축학교 모습.

이날 라빌레트 건축학교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이 지난 14일 한씨를 찾으로 학교에 왔고 학교 측에서 학생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씨의 소재를 알아보려 했으나 최소 15일 이상 한씨는 소식이 끊긴 상태다.

북한 유학생들은 서로 감시하기 때문에 한씨가 2주 이상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프랑스는 북한 핵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과 정식 수교관계는 맺지 않았다.

그러나 파리에 북한대표부를 두도록 하고 북한과 경제문화 교류를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1년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가운데서도 건축 부문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와 파리 벨빌 (Paris-Belleville) 건축학교에서 한씨를 포함한 북한 유학생 10명을 초청해 수학하게 했다.

이들 북한 유학생은 모두 북한의 최고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던 수재들로, 부모들도 고위층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처리와 맞물리게 된 북한 당국의 파리 유학생 강제송환 시도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