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명품 밀수 1위 가방→시계
짝퉁명품 밀수 1위 가방→시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09.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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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적발액 2034억원 중 768억원 차지
최근 5년간 적발액 1위는 '루이뷔통'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프랑스 명품브랜드 H사의 손목시계를 알아보던 A(29)씨. H사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6개월동안 아끼고 아꼈지만 330여만원이라는 금액은 부담이 되기에 충분했다.

결국 지인의 소개로 A씨는 며칠 전 동대문에서 30여 만원을 주고 짝퉁을 구입했다. ‘티가 나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있었지만, “‘SA급 하이퀄리티’ 제품이라 진품보다 더 진품같다”(?)는 판매원의 설명과 “진짜같다”는 친구의 말에 당당하게 착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상반기까지 적발된 짝퉁명품 가운데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품목이 ‘가방’에서 ‘시계’로 바뀌었다.

1일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적발된 짝퉁명품 중 명품 시계류는 768억원으로, 전체 2034억원 중 37.7%를 차지했다.

명품 시계는 지난달 정식 수입액이 2163만4000달러(219억3000만원)로, 관세청이 월별 통계 자료를 집계한 2000년 1월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이처럼 (진품)명품 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짝퉁 명품시계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면서 그동안 꾸준히 짝퉁 명품 1위에 올라있던 ‘가방류’의 액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지적재산권을 위반해 단속한 가방류 적발 액수는 2009년 3002억원, 2010년 2374억원, 2011년 2255억원, 2012년 2432억원이었다가 지난해 83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짝퉁 가방류 적발액도 463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세청이 지재권을 위반해 적발된 짝퉁 물품액수는 2009년 1조2481억원, 2010년 1조859억원, 2011년 7562억원, 2012년 9332억원, 2013년 5750억원, 올 상반기 234억원으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관세청의 단속에 적발되는 짝퉁명품 가운데 적발액이 가장 큰 상표는 길거리에서 3초마다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른바 ‘3초 백’으로 불리는 ‘루이뷔통’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 1554억원, 2010년 1234억원, 2011년 1069억원, 2012년 766억원, 2013년 314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적발액은 166억원이다. 

최영훈 관세청 조사총괄과 사무관은 “예전에는 지재권을 위반한 짝퉁 물품을 정상 화물을 통해 대형으로 들여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 엑스레이 검색기 등을 통한 단속 기법이 발전하자 휴대품이나 우편물을 통한 소형 반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관에서 적발된 사례를 보면 넥타이 속에 짝퉁 넥타이를 여러겹 겹쳐 숨겨 오거나 선글라스 등 가방보다 작은 소품들을 밀반입 하는 경우도 있다.

박 의원은 “지재권 침해는 국가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중대범죄”라며 “단속 실효성 제고를 위해 민관 협력과 집중단속을 강화하고, 휴대품과 우편물을 통한 소량의 짝퉁 반입에도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